시람 들아...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1호가 고양이라면, 2호는 강아지이다. 누나가 방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반면, 동생은 달처럼, 내 주변을 끊임없이 배회한다. 어릴 때는 하루 8시간을 같이 놀았다. 반경 6km 안에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한때 아이를 부르는 호칭이 ‘단결’이었다. 마음이 비단결처럼 고와서….


2호도 어느덧 ‘고초딩’이 되었다. 예전에는 어떤 상황에도 ‘응. 알았어.’라고 했는데, 이제는 제법 ‘싫어!’라고 말할 줄도 안다. 어릴 적 ‘싫어!’를 못해보고 자란 나는 아이의 성장이 피곤하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하다. 어서 빨리 사춘기 겪고 성인이 될 무렵부터 홀로서기 해보거라!


아들은 보통 내 편이다. 부천댁이 생선, 야채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하면 자신은 보이콧을 선언하고 내게 와서 귓속말을 한다. “아빠, 저거 먹고 싶어? 싫으면 싫다고 해. 내가 엄마한테 말할게!” 아무리 좋다고 말해도 아이는 믿지 않는다. 그리고 돌아서며 말한다. “아빠 불쌍해.”


최근 카톡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는 걸 알고 내 프로필에 외계어를 남기기 시작했다. 며칠 전 “아빠, 내가 댓글 썼어. 이따 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었기에 또 무슨 이상한 소리를 썼나 싶었다. 하지만 그걸 보고 2호가 여전히 단결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아파서 실골좀 자줘라 시람 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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