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타그램
나는 노래를 잘한다. 내가 휘성의 <안되나요>를 부르면 대부분 ‘꺄약!’한다. 어릴 적 합창단을 다녔으면 아이돌은 못 돼도 노래로 먹고 살았을 지도…. 최근 한 합창단에 가입했다. 조용히 살고 싶었으나 하도 함께 하자고 해서, 거듭 거절하는 것도 민망하여, 그냥 함께 하기로 했다.
내가 갑이 된 기분이었다. 그런데 나도 한때는 함께 하자는 사람이었다. 합창단의 중심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단원이 되기를 바랐다. 그때 나는 철저히 을이었다. 사람들의 능력을 칭송하며 함께 하기를 권했다. 합창단원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보다 합창단원이 많은 게 중요했다.
40년 동안 을로 살다가 마흔의 사춘기를 겪으며 ‘을살이’와 반가운 작별을 고했다. 육체 노동으로 돈을 벌고 나는 늘 소비자가 되었다. 그러니 갑이 될 수밖에…. 그런데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를 내고 나는 철저히 을이 되었다. 어느덧 “책 한 권 사줍쇼!”가 입에 배어 버렸다.
어제 교보문고 MD와 미팅을 하면서 ‘내 책을 소개시켜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 정도면 을이 명확하다. 자유로를 타고 돌아오는 길, 마음이 그리 착잡하지는 않았다. 나는 갑이 을이 되고, 을이 갑이 되는 세상을 꿈꾸니! 10년 후, 나는 을 같은 갑이 되기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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