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 풍경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자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많이 왔다. 평상시 같으면 안 받을 텐데, 혹시 ‘작가 안효원’을 찾을지 몰라 공손히 받았다. “000 아버님이시죠?” 나보다 더 공손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학교 선생님들이다. 용건은 간단하다. 학부모회 임원, 운영위원을 해달라는 거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관인초에서 학부모회장 5년, 부회장 2년, 운영위원 5년을 한, 무술도 따지면 총 12단의 절정의 고수이다. 학교에서 나의 능력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학교 운영상 학부모의 명의가 필요한데, 참여도가 낮아, 낮은 곳으로 물 흐르듯 마음 약한 나를 찾는 것이다.
이번에 1호가 중학교에 가면서 나를 찾는 곳이 두 배로 늘었다. 그야말로 이 동네 인기남이다. 오늘(18일)도 오후에 초등학교, 오후에 중학교에 가서 학부모 회의에 참석했다. 한쪽은 회장, 한쪽은 부회장, 누가 보면 엄청 권력 지향적인 사람인 줄…. 내 책이 이러면 좋으련만….
“2024년 봄, 관인면에 딱 두 개 있던 어린이 보호구역 중 하나가 사라졌다. 중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얼핏 보면 어른이 어린이를 보호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생기를 잃어가는 지역을 지키고 있다. 공부 좀 못해도, 말 좀 안 들어도 괜찮다. 여기에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 귀하다. 우리 마을은 작아지는 게 아니라 귀한 사람을 만드는 중이다.”(<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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