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영진, 정미녀, 정박의 일당백’을 통해 알았다. 세 명의 수다를 들으며 웃음을 찾았고, 책을 읽으며 평온함을 얻었다. ‘강준만’과 ‘평온’,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얼마 전에도 ‘해장국 언론’을 말하다, 욕을 말아 드시지 않았는가. 그도 알고 있다. “과거에 거친 독설로 남의 평온을 깨뜨렸던 사람이 이제 와서 자신은 평온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이다.”(6쪽)
해장국 언론을 말한 그의 생각(마음)에 동의하듯, <평온의 기술>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 공부 많이 하고, 정성스레 써 내려간 문장들 속에서 ‘선의’(善意)가 느껴졌다. ‘논쟁적 인간’이란 과거 이력이 반감보다 신뢰감을 높인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으니, 그의 생각은 더 깊어지지 않았을까. “나는 평온을 누리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그의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남을 위한 삶’보다 ‘나를 위한 삶’에 몰두하기’란 부제에서부터, ‘평온한 삶을 위하여’, ‘상처 받지 않을 자유’, ‘확신은 잔인하다’, ‘나로 살기 위한 연습’ 등의 소제목까지, 함박눈 내리는 겨울 풍경처럼 따뜻하다. 모든 장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어, 하나의 주제로 말하기 어렵다. 그냥 요즘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글, ‘포기하라 한 번뿐인 인생이다’를 소개한다.
“포기를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다수를 들러리로 세워 자신들의 특권을 정당화하는 기존 시스템은 무너지게 되어 있지만, 우선 나 자신의 평온을 위해 포기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포기하지 마라 한 번뿐인 인생이다”는 얼마든지 “포기하라 한 번뿐인 인생이다”로 바꿔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253쪽)
우리 개인은 반인간적 사회의 불쏘시개로 쓰이고 있는지 모른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염증을 느끼고, 두 아이에게 ‘1등 하려고 애쓰지 마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내게 강준만 교수의 글과 삶은 큰 힘이 되었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우리 딸, 이기려고 악착같이 살게 하지 말아야지. 아이야, 부귀영화 따위, 진즉에 포기하렴, 스스로 빛 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