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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직 생각하는 당신에게

프로이직러의 실전 팁 모음집

by Moneymakeher

현재의 회사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나는 최근 두 번째 이직을 결정했다. 항상 ‘What’s next’를 생각하다 보니,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성격은 아니다. 다행히 금융업계는 다른 업계에 비해 이직이 자유롭고 오히려 커리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두 번의 이직을 겪으면서 얻은 인사이트와, 누군가 미리 알려줬다면 더 수월했을 팁들을 정리해 보았다.




1. 링크드인(LinkedIn)을 잘 활용하자


나는 지난 3년간 링크드인 메시지를 통해 14번의 이직 제안을 받았다. 이력을 잘 업로드해 둔 덕분에, 나의 경력과 관심사가 맞는 기업들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헤드헌터에게 오는 연락이 없다면, 직접 연락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관심 있는 회사의 채용 담당자에게 이력서를 봐달라고 먼저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고, 내가 원하는 분야를 다루는 헤드헌터에게 친구신청을 한 적도 있다. 작은 시도 하나로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2. 들어오는 기회를 너무 빨리 거절하지 말자


후회를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커리어기간 중 유일하게 후회로 남은 순간이 있다. 지금 회사에 입사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 정말 좋은 경쟁사에서 면접 제안을 받았었다. 당시엔 이직한 지 얼마 안 됐고, 또 지금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서 애썼던 터라 상도덕에 어긋난다 생각하고 정중히 거절했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팀 사람들이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회사가 바로 그곳이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너무 좋아 보여도, 직장은 언제든 싫어질 수 있는 곳이다. 연애 초반처럼 너무 몰입하지 말고, 오는 러브콜에는 일단 응답은 해보자. 간 보고 나쁠 건 없으니까.



3. 네트워킹 자리는 기회의 문


동종업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네트워킹 자리는 이직 기회를 열어주는 중요한 기회이다. 그런 자리에 가게 된다면 “이건 나를 시장에 내놓는 자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한다. 평소 출근 차림보다 조금 더 신경 써서 옷을 입고, 대화할 때도 내 역할이나 커리어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실제로 나는 업무차 참석한 컨퍼런스에서 알게 된 시니어와 그 자리에서 반쯤 면접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있고, 실제 이직 제안까지 받은 적이 있다.



4. 이직하려는 팀에 대한 사전조사는 필수


면접은 단순히 회사가 나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 역시 회사를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내가 이직하려는 팀이 왜 지금 사람을 뽑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만약 팀이 폭파돼서 급히 사람을 구하는 상황이라면, 들어가자마자 고생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지금이 성장 국면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팀에 대한 평판이나 구조,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해야 하며, 보상체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헤드헌터는 본인이 소개한 사람이 얼른 계약서를 써야 커미션을 받기 때문에, 포지션이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급여나 조건을 부풀려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헤드헌터가 전달한 정보를 실제 그 팀에 있는 사람이나 HR과 교차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5. 이직 준비는 철저히 비공개로


이직 생각이 있거나, 준비 중이라면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려서는 안 된다. 정말 아무한테도. 회사에 이직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부터 나는 더 이상 ‘함께 성장할 인재’가 아니라 ‘언젠가 떠날 사람’이 된다. 그 시점부터 회사는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이유를 잃게 된다.


아무리 친한 동료라도, 특히 팀 내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쁜 팀원이나 상사라면 내가 이직을 못하도록 미리 손을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타 부서의 친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카운터 오퍼를 노린다면 모든 프로세스가 마무리되고 이직 오퍼 사인 직전에 지금 회사와 협상해보는 게 낫지, 괜히 먼저 흘렸다가 이직도 못 하고 지금 자리에서도 민망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6. 오로지 돈만 보고 가는 것은 위험


연봉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직이다. 하지만 연봉이 이직의 유일한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지금보다 돈을 더 많이 준다는 이유만으로 이직을 결정하게 되면, 장기적인 커리어 흐름이 어긋날 수 있다.


앞으로 또 다른 이직을 하게 되었을 때, 지금 포지션으로의 이직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이직 사유가 “돈을 더 줘서“라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그럼 여기보다 돈 더 준다는 회사가 있으면 또 가겠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시니어의 모습이 있다면, 지금 선택이 그 모습에 다가가는 과정인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만약 전혀 도움이 안 될 포지션이라면, 돈만 보고 덜컥 옮겼다가는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우리는 기회가 될 때마다 연봉을 올려야 하고, 그 연봉을 가장 확실하게 높이는 방법은 결국 이직이다. 나는 이직을 통해 연봉을 네 배 넘게 올릴 수 있었고, 다음 편에서는 그 얘기—연봉 협상에 대해 써볼까 한다.


이직, 연봉, 커리어 팁은 꽁꽁 숨기고 혼자 알아서 좋을 게 없다. 직장인들은 서로 아는 정보를 공유해야 회사를 상대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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