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Talk(2) 흐르는 시간으로부터 내 돈 지키기
돈은 가만히 두면 하루하루 그 가치가 떨어진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돈의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인데, 이를 "화폐의 시간가치(Time Value of Money)"라고 한다. 예를 들어, 연 물가상승률이 2%라고 하면, 오늘의 1만 원이 1년 후에는 8천 원 정도의 구매력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흐르는 시간으로부터 내가 가진 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투자해야 내 돈을 흐르는 시간으로부터 잘 지킬 수 있을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한 곳에 몰빵하지 말라는 뜻이다. 내가 가진 모든 자금을 한 자산에 집중 투자할 경우, 그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을 때 나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현명한 투자자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여 특정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다른 자산이 그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포트폴리오 투자법”이라고 하는데, 여의도 펀드 매니저들이 매일 밥 먹고 하는 일이 바로 이 포트폴리오 투자이다. 우리도 다음 4단계를 통해 포트폴리오 투자법을 실천할 수 있다.
1. 자산현황 점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현재 내 자산 현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예적금, 주식, 채권, 펀드, 연금계좌 등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자산을 하나로 모아 정리해 보자.
자산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자산이 어떻게 배분되어 있는가이다. 만약 자산 대부분이 급여통장이나 예적금에만 묶여 있다면, 내 돈이 살살 녹고 있다는 신호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산현황 점검은 자주 할수록 좋다. 습관처럼 월별 혹은 분기별로 자산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별로 자산을 체크하기에 적합한 자산관리 템플릿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래 링크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산관리 템플릿을 공유하니 활용해 보자.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8pShkgKjBkeeXoj0j5sxoHpKS9qt8me6gKHyUFEU4v4/edit
자산 점검을 했다면 그다음으로 할 일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하는 것이다. 목표 수익률이 정해져야 나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대라면 목표 수익률을 7-15% 범위로 설정하고,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
젊을 때는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시드머니를 불리는 것이 유리하다. 시드머니 자체가 작기 때문에 리스크를 높게 가져가야 빨리 그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손실을 만회할 시간은 줄어들고 지켜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에 그때는 목표 수익률을 점차 낮추고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금 내가 가진 자산에 나의 목표수익률을 10번 곱하면 10년 후 내가 가지게 되는 자산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나의 향후 소득/지출이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다. 다만 만약 그 10년, 20년 후의 예상 자산액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수익률을 조정하거나 더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그다음은 목표 수익률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자산은 크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나뉘는데, 위험자산은 주식, 채권, ETF, 펀드 등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한편, 안전자산은 예적금이나 현금처럼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원금보존이 보장되는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20-30대는 총자산의 80-90%를 위험 자산에, 나머지 10-20%를 안전 자산에 분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10년 기준 각 자산군의 수익률은 대략 다음과 같다. 나의 목표 수익률에 맞게 포트폴리오 내 각 자산군의 비중을 정하라.
현금(일반통장): 0%
파킹통장/CMA 계좌: 0~2%
예적금: 0~3%
원자재: 금 3~5%, 기타 원자재 0~5%
채권 (국채, 우량채권 기준): 2~4%
주식 (미국 우량주 기준): 8~12%
ETF/펀드: 상품에 따라 다름
가상화폐: -60 ~ 200% (변동성 매우 높음)
부동산: 주거용 3~5%
현금은 수익률이 0%으로 맨 처음에 설명한 것처럼 들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가치가 하락하는 자산이다. 파킹통장/CMA 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우나 그만큼 이자율이 낮고, 예적금은 만기가 정해진 상품으로 시장금리보다 이자율이 아주 조금 높은 수준이다. 원자재는 가격 변동성이 높지만 실물자산이라 주식이나 채권보다는 안전하다. 채권은 주식보다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은 낮고, 주식과는 역상관관계가 있어 리스크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주식은 접근성이 높고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ETF/펀드는 여러 종목으로 분산 투자되어 리스크가 낮으며, 전문가가 운용하기 때문에 개별 자산을 선택할 자신이 없거나 귀찮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가상화폐는 수익성이 높을 수 있지만 변동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큰 비중을 두기에는 위험하다. 부동산은 잘 투자하면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월세나 전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실행한 후에는 분기별로 자산현황과 투자 수익률을 점검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리밸런싱은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이 초기 설정한 목표와 맞지 않을 때 이를 조정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목표수익률을 유지하거나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인생이든 투자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입시간과 적절한 수준의 리스크 테이킹이 필수적이다. 잃을 것이 적고 회복 탄력성이 높은 젊은 시절에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것이 성공에 훨씬 유리하다. 이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인생의 방향을 조정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는 마치 꾸준한 투자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투자 실력을 키워가며 목표 수익률에 다가가는 과정과도 같다.
당신은 인생이라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