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함께하는 챌린지 덕분에 나의 미션과 비전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에게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직장도 떠난 지 오래됐고 이미 결혼 후 육아와 함께 엄마라는 이름 속에서 그냥 당연하다는 듯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고 착각하며 생각하고 살아가기 바빴던 때가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나의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자기 주도적인 삶은 살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바쁜 삶에 치어 부모님 누구도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어떻게 내 인생에 의문을 던지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나를 돌봐주지 않았으니 나는 방법을 몰랐다. 그 방법을 찾아 나서기까지 40년이 걸린 셈이다. 아직도 사실 어렵다.
이 방법을 찾을 질문들 앞에서도 난 나를 가로막고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공부를 찾아 하는 것만큼이나 나의 삶을 찾아서 살아간다는 것은 항상 물음표에서 멈춰 서 버린다.
과연 내가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려 하는가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이런 말을 했다.
"미래의 문맹은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배우지 못 한 사람이다."
그런 걸 배운 적 없으니 이제야 부딪히고 있는 나에게는 생각조차도 어려운 일이다.
무턱대고 시작하는 것도 참 힘든 노릇이었다.
'백수도 성공은 하고 싶지'라는 제목의 책을 보며 나는 늘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또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고 하려고 하는 게 없는 백수처럼 느껴지는 일상 속에서 매일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래서 그 책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새해가 되면 깨끗한 다이어리를 펼쳐 놓고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에만 집착하며 투 두 리스트만 가득 채웠다.
결국 내가 해내지 못할 벅찬 일들로 채워진 리스트를 줄 세워 놓은 채 점점 지쳐 버리고 작고 초라한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왜 나는 나에 대해 생각하거나 질문을 던져 본 일이 없었는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그 단순한 생각으로 지금 까지 버텨오며 나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었던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던 중 목요일 글쓰기 모임 덕분에 나는 좀 달라졌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에게 질문을 던졌고 결론은 하나였다. '꾸준히 기록하고 글을 쓰며 배워가는 엄마가 되자!'
채우지 못한 리스트에 나를 가두고 지쳐 쓰러지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한 해 동안 혹은 몇 년간 지속할 일에 매달려 보기로 했다.
나에게는 너무 힘든 꾸준함, 기록하기, 글쓰기, 공부하기를 미션으로 잡고 나의 삶의 방향을 자리 잡아가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지치지 말고 쪼그라들지 말고! 잠시 쉬더라도 멈추지는 말아야겠다.
굳은 의지를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친 지 일주일 만에 일기 쓰기를 빼먹었다. 하지만 괜찮다.
나의 습관이 되고 루틴이 되기까지의 쉼이라 생각하고 나는 그 자리를 비워둔다. 그리고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처음에 그런 다짐 속에서도 욕심내고 채우던 투 두 리스트도 시작한 지 열흘만에 자리를 잡아 10개 중 4개는 비워냈다.
지금은 욕심 내지 않고 작은 것 하나라도 소중한 내 것으로 만들고 또 익숙해지면 다시 또 하나를 더하고 또다시 더하는 내가 되고 싶다.
2022년이 마무리되는 그날까지 나는 꼭 "꾸준히"를 기억하며 살아보아야겠다.
내년 새해에는 과연 나는 어떤 모습으로 글을 쓰고 있을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