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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주댁민댕씨 Feb 11. 2022

흥겨운 온라일 세상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팔로워도 많지는 않지만 즐겁게 sns를 하고 있다.


새해가 되기 전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채널에서 불렛 저널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짧지만 간결하게  하지만 충분이 전해 진 내용에 관심과 감사함이 몰려왔다. "그래 이거야!"

때마침 한 달 무료 체험을 하고 있던 온라인 서재에서 불렛 저널을 찾았고 읽기 시작했다. 영상을 돌려보고 다시 돌려보고를 반복했다.

그 작가님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구독도 하고 다른 영상들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작가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난 이제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책을 많이 읽지 않다 보니 좋아하는 작가가 없었다. 그동안 책을 얼마나 읽지  않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답이라 너무 부끄럽지만 나는 오히려 영화를 좋아했고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만 있을 뿐 책은 은근히 낯선 존재였다.

정말 어쩌다 한 번씩 찾아보는 책이 전부였고 책 편식도 심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난 여전히 에세이를 좋아한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좋다. 작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고 편지를 받은 것 같고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는 기분이라던지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따뜻했다.

그것이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작가님의 책도 마찬가지였다. 책을 재미있게 읽고 나서 sns를 통해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너무 떨렸지만 용기 내어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누군가를 흉내 내고 있는 내 모습에 내 것을 조금 더 보탤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준 것에 감사했다. 어설프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메시지를 남긴다고 남겼다. (아니 부담스러우셨을까?)


이 흥겨운 온라인 세상에 나는 꼰대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 옛날 팬이라며 회사로 편지를 써 보내고 찾아가 얼굴을 마주하고 사인을 받아 내고야 말았던 내 어린 시절이 떠 올랐다. 그래 봐야 중 고등학교 때 이야기인데 이제 나는 너무 많이 늙었나 보다.


세상에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리도 손쉽게 감사함의 메시지를 던져 보내다니, 이 얼마나 좋은 시대인가 말이다. 대답이야 오든 말든 나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행복했다.

그런 와중에 답장이 왔다. 감동이 물밀듯 몰려왔다. 육아와 자기 계발을 응원한다는 답장을 받자마자 울컥했다. 이 멋진 언니가 (사실 나보다 10살은 어리나 멋지면 다 언니라고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나의 별것 없는 메시지에 답을 달아 주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5년 전 처음 sns를 시작할 무렵에는 아이들 사진을 저장하는 사진첩에 불과했다. 나중에 하나씩 꺼내보며 옛날 얘기하기 좋은 용도였다. 그러다가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으로 손을 대었다 그만 있던 계정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지만 마음을 터어내고 새 계정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때부터 아이들을 담는 사진첩에서 나를 담아내는 사진첩으로 방향을 바꿨다.


'일상 담기'라는 이름으로 내가 좋아하는 영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간간히 보는 책, 여행, 커피 등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은 일상을 모아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계정이라는 집에 한결같은 취향의 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누구든지 놀러 오라며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사는 세상이라 그 열어놓은 문을 지나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무엇을 하며 서는지, 뭘 먹고 사는지 참 열심히도 구경하러 다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모임에도 여러 번 참여했다. 미니멀 챌린지라던지 가계부 챌린지라던지, 새벽 기상 챌린지 등은 이 세상 속에서 내가 듣고 싶고 하고 싶은 일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간 정보가 없으면 찾아볼 수 없는 일들이 손가락 몇 번의 움직이으로 버젓이 창이 열려 나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유명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배울 것이 무수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 세상에 공유하는 이야기를 쉽게 들어줄 수 있고 공감을 표현할 수 있는 이 온라인 세상에 나는 너무나 익숙해졌고 그 안에서 나의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이럴 수밖에 없는 영향을 받았겠지만, 그래서 더 이 세상에 관심이 가고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덕에 나는 지금 전국에 흩어진 멤버들과 모여 줌을 켜고 글을 쓰고 있다. 생각해 보면 이 순간도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마 온라인 세상에 내가 없었다면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할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 흥겨운 온라인 세상에 함께 있다는 이유 만으로 오늘을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내가 되어 참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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