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사람

얼마 전 유튜버 '이연'님의 사인회를 다녀왔더랬다. 완전 팬은 아니지만 궁금했다. 사인회 소식에 과연 성공한 사람의 낯빛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이연 님을 만나고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참으로 평범하다고 참으로 평범하기 그지없다고! 실로 놀라웠다. 성공한 사람의 얼굴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평범했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무엇일까? 난 성공한 사람의 얼굴에서 과연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일까? 내 생각 끝에 결론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했다.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결국은 평범한 모습으로 어울려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평범함 속에서도 결국 내면의 깊이는 무척이나 다르지 않을까 또 의심해 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 평범함 속으로 친절함과 따듯함 그리고 여유가 녹아 있었다. 실패를 달고 사는 그 누군가의 쪼잔한 불평을 떠올려 본다면 또 누군가를 원망하는 푸념을 엿듣는다면 결국 그 한 끗 차이 속에 마음의 깊이만큼은 천지차이였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이병률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하는 책 속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다. 
'외로움을 넘어 고독의 터널을 관통한다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그늘에 대하여]에 나오는 문장에서처럼 '결'과 '시선'을 품은 꽤 넉넉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거듭나 비로소 인생의 본편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아마 내가 마주한 그녀에게는 결과 시선이 꽤나 넉넉한 사람이었던 건 아닐까, 나도 그런 결과 시선을 꾸준히 만들어 가고 싶다. 나 역시 그런 괜찮은 사람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