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선생님 마리입니다.

귀신이 있다.

by 해파링

푸하하하. 그 날을 생각하니 웃음이 자꾸만 나온다. 나는 무슨 만화에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푸하하하!

그러니까 그게 무슨 일이냐며는,

지연이는 아홉 살이고 중국인 여자 아이인데, 뜬금없이 귀신 얘기를 꺼냈다.

"선생님 그거 알아요?"

"몰라."

"이 세상에는 귀신이 있어요. 진짜예요"

사실 나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는다. 하지만 그런 소리 난생 처음 듣는 척 하며,

"진짜! 그런 게 있어!"

눈을 똥그랗게 뜨니까 지연이가 신이 나서 귀신 얘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정말 정말 그랬다면서.

내가,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표정으로 진지하게 듣고 있으니까 옆에서 보고 있던 준희가 장난기가 발동한 모양이다.

준희는 지연이랑 나이가 같고, 베트남 남자 꼬맹이인데, 희한한 귀신 얘기로 내게 겁을 주려고 한다.

"선생님 이탈리아에 귀신이 있어요."

응? 이탈리아? 준희는 이탈리아에 가 본 적이 없다. 왜 이탈리아인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이다.

아까는 자기는 귀신 안 믿는다더니 이탈리아 귀신이라니, 그래도 이것도 말하기 연습이니 나는 준희가 계속 얘기 하도록 내버려 뒀다. 뒀지만,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게는 거라.

"헉! 진짜! 그래서! 어떻게..."

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같은 얼굴을 했다. 준희가 해 주는 이 공포스러운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나를 미치도록 무섭게 만들어서 나는 오늘 잠을 절대 못 잘 거라는 듯이 말이다. 내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까닭은, 준희의 장난을 받아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그런 마냥 착하디 착한 한국어 선생님이 아니란 말씀이다.

나는 타이밍을 쟤고 있었다.

"맞어 진짜 있어 귀신은..."

이쯤이다. 싶었을 때!

"바로, 너 뒤에!"

왕!

준희 엉덩이가 진짜로 자리에서 점프를 했다. 푸하하하하. 나는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런 엉덩이 점프는 머리털 나고 처음 본다. 지연이도 옆에서 까르르 웃는다. 준희가 어땠는지는 그때 나는 웃느라 기억이 안 난다. 푸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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