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을 맞은 쫄깃한 생선의 매력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인 우리나라는 유독 해산물이 풍부하다.
한쪽에는 차가운 바닷물이 한쪽에는 따뜻한 바닷물이 흐르고 있으며, 섬이 많은 삼다도와 끝이 없는 갯벌까지 드넓은 바다에서는 다양한 해산물들을 아낌없이 만나볼 수 있다.
이 계절이 되면 꼭 생각나는 해산물이 있는데 기름이 제대로 올라서 극강의 맛을 자랑하는 대방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깊은 바다 맛의 굴, 그리고 해풍을 맞아 쫄깃쫄깃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과메기가 그 주인공이다.
이맘때쯤 우리나라 과메기를 전부 생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포항의 구룡포를 방문하면 해안길을 따라 처마며 빨랫줄이며 줄줄이 널려있는 과메기를 만나게 된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꾸덕꾸덕하게 마르고 있는 과메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 모습마저도 장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과메기는 '청어'와 '꽁치' 두 가지 어종이 있다. 청어 과메기는 감칠맛이 강하고 더 기름지며, 꽁치 과메기는 담백한 맛이 좋다고 한다. 어떠한 과메기가 더욱 좋다기보다는 취향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과메기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청어 과메기를, 초보자라면 꽁치 과메기를 선택하면 된다.
| 찐으로 즐기는 과메기의 맛 과메기 쌈
평소에도 과메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쌈으로 즐기는 것이 딱 좋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맛있는 과메기를 인터넷 주문으로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먹기 편하게 뼈를 발라낸 '배지기(편 과메기)'는 비린내의 주범인 껍질도 깔끔하게 벗겨진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과메기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 채소들과 함께 배송된다.(빠르게 변화하는 이 세상이 가끔 익숙하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프로먹방러로써 전국 각지의 맛있는 메뉴들을 집에서 편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깔끔하게 손질이 된 과메기는 다른 것 없이 그냥 먹기만 하면 된다. 아삭아삭한 식감에 겨울의 고소한 맛과 단맛을 그대로 담은 쌈배추(알배기배추)에 다시마와 김을 얹은 후 초고추장에 찍은 과메기와 고추, 마늘을 곁들이면 따로 요리를 할 필요가 없다. 바다의 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쫄깃함에 고추, 마늘로 살짝의 비린내마저 없애버릴 수 있다. 사실 이렇게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소주 한 잔이 떠오른다.
| 쫄깃한 과메기가 밥도둑이 되는 마법 과메기조림
그대로 먹어도 그저 맛있는 과메기는 조림으로 만들어도 정말 맛있는 밥도둑이 된다. 살짝 달궈진 팬에 과메기를 먼저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그렇게 굽는 과정을 거치면 원래도 기름기가 많은 청어, 꽁치에서 자연스럽게 기름이 빠지면서 더욱 담백해지고 쫄깃쫄깃한 식감은 더욱 살릴 수 있다.
낮고 널찍한 냄비에 도톰하게 썬 감자와 양파를 깔고 한 번 구워 낸 과메기를 넓게 펴놓는다. 여기에 간장, 다진 마늘, 미림, 고춧가루, 통깨, 참기름을 넣은 양념장을 넣고 멸치를 넣어 우려낸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끓여내면 된다. 깔아놓은 감자가 80% 정도 익었을 때 편으로 잘라놓은 마늘과 꽈리고추를 넣어 마무리하면 비린내는 전혀 없고 깔끔한 맛은 가득한 과메기 조림이 완성된다.
마니아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과메기는 그냥 쌈으로 싸 먹어도 맛있지만 조림으로 먹어도 맛있고, 회덮밥처럼 초고추장과 함께 비빔밥으로 먹어도 맛있고, 잘게 자른 후에 짜글이처럼 조린 후에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어린 시절, 쳐다도 보기 싫었던 과메기가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어른이 되어버린 어느 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