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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Apr 16. 2020

#23. 쿠알라룸푸르 4: 쿠알라룸푸르 레이크 가든

거대 도시의 허파, 레이크 파크 열대 수목

레이크 가든

광장 주위를 한 바퀴 돌다 보니 북쪽의 성공회 교회에서 쿠알라룸푸르 레이크가든을 향해 가게 되었다.

인터넷 지도 maps.me는 1km 남짓한 거리에 15분이면 갈 수 있다고 나온다.

교회에서 나와 인도가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가로질러야 하는데 건널목이 없다. 질주하는 차량을 피해 간신히 건너 인도로 접어들었는데 오가는 사람이 없다. 그 많은 관광객들은 도대체 어느 길로 해서 공원을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불안한 마음으로 걸으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알고 보니 메르데카 광장 남쪽에서 레이크 가든을 운행하는 셔틀을 타면 바로 갈 수가 있었다. 혹은 hop on hop off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길지 않은 이번 여정은, 방문지가 3개국이다 보니 부수적으로 필요한 나라별 정보량에 과부하가 걸려 가끔 놓치는 정보가 생긴다. 결국 공원의 북쪽 문으로 들어가서 남쪽 문으로 나오는 코스가 되었다.

레이크 가든 지도

페르다나 레이크 가든 www.klbotanicalgarden.gov.my은 쿠알라룸푸르 도시의 서쪽에 위치한 170 에이커가 넘는 규모의 거대 공원이다.

종별로는 열대우림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식물 가든 외에 사슴 공원, 히비스커스 공원, 난초 정원, 새 공원,  나비 공원(ButterflyPark) 등이 있다. 나비공원과 새 공원은 입구가 다르고 입장료가 있다.

2가지 색 셔틀이 공원 내-외를 구분하여 운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용자의 수에 따라 운행 간격이 결정되는가 보다.


공원 남쪽에 페르다나 호수가 위치해 있어 레이크 가든이라고도 불리며 1880년대 영국 식민지 시절에 정부에서 건립, 조성했다. 불과 백여 년 년 전까지만 해도 정글이 우거졌던 지역인 만큼, 자연 그대로의 열대우림이 자생하는 환경 인듯한 가든이 도심 속에 가까이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다.

싱가포르의 보타닉에 비해 계획된 조경이 아닌, 원시림의 생생함을 상상하게 되는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Forest tree collection

식물원 북쪽 입구를  들어서면 만나는 식물원이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나무들과 함께 열대 우림의 엄청난 수의 식물들을 다양하게 샘플링해서 식재해놓았다고 한다.

대학생들 여럿이 한꺼번에 나무 등걸에 올라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그 나무가 얼마나 큰지 실감한다.

성인 몇 이서 손을 맞잡아야 나무의 둘레를 에워쌀 수 있으리만치 거대한 나무들이 많다. 이런 나무들은 처음 보았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에선 관상용으로 자라는 파초과 식물들이 여기서는 엄청난 크기의 굵기와 키를 자랑하며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이 자라서 나를 굽어보고 서있다. 예전에 루앙프라방 거리거리에 큰 높이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화분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들임을 보고 놀랬던 것과 비견된다.

종자가 다르겠지만  가끔 큰 화분으로 옮겨주면 갑자기 확 커지던 식물들을 보았었다.

람의 경우, 넓게 보고 자유롭게 선택하며 호연지기 기운을  받을때, 변화되는 성품, 가치관과의 상관계수는 얼마나 될까?

잎사귀 하나의 길이가 1m 넘는 열대림과, 엄청 높게  자라고 있는 파초과 식물들


여러 수종의 열대 우림 나무들

공원은 너무나 넓었다. 주인을 잘못 만난 다리가 고생을 흠뻑 하는 날이다.

그래도 화분에서 옹기종기 크는 식물들이 맘껏 것을 보거나, 흐르는 개울가에 기대어 멋지게 자라고 있는 곳을 보자니 포기하지 않고 가든에 찾아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중간 휴게실 주변 분수에는 더위를 피해 쉬는 사람들이 많다. 열대지방의 관광이 어떤 이들에게는 '기온'만으로도 포기조건일 수 있겠다 싶게 덥다. 오전부터 내내 걸어서 다리가 많이 피곤하니 나도 잠시 앉아 쉬었다 가기로 한다.  


부근의 헬리코니아 정원을 둘러본다. 이국적인 헬리코니아의 화려하고 큰 꽃이 꽃이라기보다 날개를 펴고 나르려는 새 모양 같다. 꽃꽂이를 하거나 화원에서 종종 보았던 극락조의 일종으로 보이는데 이처럼 극락조화'속' 식물과 비슷하여 "가짜 극락조화"로 불리기도 한다고.

헬리코니아과의 유일속이지만, 이전에는 파초과로 분류했다가 2003년의 이후부터 헬리코니아과를 '닭의 장풀'군에 속하는 생강목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휴게소 앞의 분수 쉼터

아무래도 근처에 있다는 사슴공원이 보이지 않아 현지인 관광객에게 물으니 저 위로 올라가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사슴 공원은 계단들을 거쳐야 했다. 이 더위가 사슴에게도 익숙지 않은 듯 모두 쳐져있다. 더러는 사육장 안에 머물러 있다. 사슴이 있을 환경이 안 되는 것이 안쓰럽다. 먹이 걱정 없는 사육장과, 천적과 자연환경을 모두 방어해야 하는 숲 속 중, 그들이 선택할 수 있다면 어느 곳을 선택할까?


난초 식물원(Orchid Park)

길 건너 오키드 공원으로 갔다. 싱가포르의 보타닉 가든에서 보았던 화사한 난초들의 향연을 기대하면서.

이 오키드 가든에는 최대 120 종의 5000 종의 하이브리드 난초가 있다고 한다.

난의 다양한 식생을 위해 여러 종류의 pergola, 바위, 계단 등으로 지면에 변화를 주어 난을 키우고 있다.

관람객은 나밖에 없는데 이 정원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을 주거나 전지 작업 중이거나 혹은 점심 식사 중인 관리인들 외에는 인적 없이 한산하다.

아마 난 정원은 완성을 위해 많은 난을 배양 중인가 싶다. 면적은 넓은데 체계적으로 난이 전시되어 있지는 않다. 넓은 데서 자유롭게 길러지는 난들을 보니 오히려 편안한 느낌도 든다.

드물게 보는 바나나 꽃과  여러 종류의 난 그리고 다른 열대 꽃들을 돌아보며 충분히 정원을 만끽했다.


히비스커스 공원(Hibiscus Park)

난 정원을 지나면 히비스커스 정원이 연결된다. 히비스커스는 무궁화의 학명이다.

우리나라 무궁화와 같은 아욱목, 아욱과, 무궁화 속이지만 우리 꽃은 학명이 Hibiscus syriacus인 무궁화 종이고 말레이시아 국화는 종에서 Hibiscus rosa-sinensis 로 약간 달라진다. 하와이 무궁화라고 부르는 이 꽃은 우리나라에서도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고 있어서 흔히 볼 수 있다.

1960년 7월 28일, 초대 총리 Tunku Abdul Rahman에 의하여 빨간색의 히비스커스 로사 시넨 시스(hibiscus rosa sinensis)가 국화로 지정되었다.

5개의 꽃잎이 있으며 암꽃술대가 길게 나와 있기 때문에 꽃이 5갈래로 갈라진다. 5개의 꽃잎은 국가지도 이념의 5개 원칙(Rukunegara) 즉 the Five Priniples of Nationhood를 나타내는 것으로 , 꽃색깔 적색은 용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 선정했다고 한다.

               부상화

말레이어로 "위대한 꽃"을 뜻하는 '붕아 라야'(말레이어: Bunga Raya)라고 부르기도 한다. 말레이시아의 통화인 링깃의 지폐, 주화에는 이 부상화가 그려져 있다.


이곳에 500여 종의 히비스커스가 자라고 있고 알려진 바로는 3,000여 종의 히비스커스가 있다고 한다.

pergola를 비롯 여러 보완적 건축물과 히비스커스가 어울리도록 조경을 진행하고 있었다.

분수 가운데가 국화인 히비스커스 로사 시넨 시스



바나나 꽃

그 밖에도 100여 종이 넘는 수천 마리의 나비공원, 프루메리아, 양치식물 정원, 백여 종이 넘는 다양한 토종 꽃, 토피어리, 분지 정원,  허브 정원등이 있다고 하는데 다음 기회를 기대하며 통과한다.     


Laman Perdana 광장

남쪽의 호수를 향해 나오자니 아까 지나쳤던 조형물 같은 천정과 그 사이로 키 큰 나무가 심어진 광장이 나온다.

Laman Perdana이다. 가든으로 들어오는 3개의 출입구로부터 이어지는 3개의 도로가 모아지는 중앙에 위치하며 여러 행사와 활동이 진행되는 광장이다.

천정이 뚫린 곳으로는 여러 종의 키큰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Adansonias와 Moringas와 같은 웅장한 나무나 분재 케시 나이 컬렉션(Streblus asper), 유칼립투스 같은 나무도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라만 페르 다나

광장 한, 난으로 장식한 식물원 표시와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많다.

넓은 잔디밭에는 가족 피크닉팀이 여럿이다.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주는 곳이라는 표현대로 많은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과 함께 즐기고 있었다.

페르다나 호수

공원 남쪽의 호수를 나서면 큰길이 나타난다. 이 길로 곧장 걸어 남쪽으로 가면 천문대이다. 그 중간에 '개발의 아버지'라 불린 전직 총리, 툰 압둘 라작의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길의 가로수는 키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국립박물관을 향해 걷는다.

공원 남쪽에 국립 천문대 가는 길, 왼쪽이 개발의 아버지라 불린 전직 총리, 툰 압둘 라작의 기념관 입구


오른쪽 새 공원 가는 길

국립박물관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있다.  고장 난 에스켤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내려오니 박물관 뒷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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