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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Apr 28. 2020

#27.말레카1: "당신은 1% 여행자"호텔 직원의 말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카로 버스타고 가기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카  버스 이동

리셉션에 맡겨둔 가방을 끌고 China town 바로 옆, PUDU SENTRAL 터미널로 갔다. KLIA 공항에서 올 때 내린 그 버스터미널이다.  말레카로 가려면 690번 버스로 13~4km 떨어져 있는 TBS (Terminal Bersepadu Selatan) 버스 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짧은 일정으로 메르데카 광장 근처 유적지 방문에 중점을 둔다면 차이나타운 쪽 숙소에서는 두루 도보 이동이 하다. KLIA 공항행 버스 690번 버스로 TBS터미널에 가서  다른 지방에 갈 때 인접한 이 PUDU 터미널 이용도 편리하고.

무거운 가방 때문에 가급적 환승을 안 하고 도로 수평 이동을 꾀한다면 권장할만하다. 물론  버스 소요시간이 훨씬 긴 것은 감수할 문제.    

무질서하게 주차된 터미널의 수십대 버스들 사이를 누비며 아무리 살펴보아도 690번 버스는 없다. 직원에게 물으니 건물을 가로질러 저편 길가에 정차한다. 시내버스 정차장 같다.

상가 안을 통과하다 보니 수북이 쌓인 갖가지 간식거리가 많기도 하다. 몇 가지를 사들고 가보니 마침 버스가 도착하는 중이었다. 1시간 여를 달려 TBS터미널에 도착했다. 말레카행 버스를 타려고 한다는 내 말을 기억한 기사가, 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방콕의 무시무시한 버스 터미널을 연상하고 미리 안내를 요청했었는데 여기는 주차장에 들어서니 건물이 딱 한 동이라,  바로 찾아갈 수 있는 구조였다.

 

TBS(Bandar Tasik Selatan terminal)

TBS 버스 터미널은 쿠알라 룸푸르에서 남쪽 약 10km 떨어져 있다. 싱가포르나 태국의 핫야이 (Hat Yai)  뿐 아니라 국내의 남, 동, 북부 150개 이상의 행선지를 운행한다.

바로 옆 Bandar Tasik Selatan 기차역과 육교로 연결돼서, 시내 KL 센트럴 역에서 기차나 트램을 타고 온대도 TBS 터미널 이동이 쉽게 되어 있다.   


Bandar Tasik Selatan역 운행 열차와 트램

 - ETS: 태국 쪽 국경도시와 남쪽 싱가포르의 우드랜즈 역까지 운행하는 국제열차

-  KTM 코뮤터(KTM Komuter): 우리의 수도권 전철과 유사한 쿠알라룸푸르 근교 운행의 광역 전철.

-  KLIA : 쿠알라 룸푸르 센트럴 역과 쿠알라 룸푸르 국제공항  KLIA와 klia2 운행 열차

- 트램 : 근교 운행


말레카 세트럴 터미널

말레카행 고속버스는 2시간을 달린다. 차창 너머로 열대우림의 다양한 거목들이 변화무쌍한 식물원을 연출한다. 이전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으로 가는 길의 산악지대 아열대 우림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이곳에서도 다양한 식물들의 향연을 누린다.

드디어 녹색의 장원이 끝나고 건물들이 듬성듬성 나타나더니, 뾰족한 삼각뿔 모양의 지붕을 이고 선 Melaka Sentral Bus Terminal에 도착했다.

같이 온 관광객들 뒤를 따라가다가 잠시 상가의 물건들에 한눈파는 사이 앞에 가던 사람들이 안 보인다.

상가 사이로 걷던 중이라 시내버스 주차장 가는 길을 잠시 헤맸다.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인듯한데 버스 정류장 매표소가 국제선과 국내선으로 구분된다. 국경 넘는 행선지가 있는 가보다. 싱가포르행 버스는 여기서도 출발한다고 들었다.


예약해 둔 숙소에는 네덜란드 광장을 지나는 노선을 타야 한다. 시내버스 7번을 기다린 지 40분이 넘어도 버스가 안 온다. 주변에 관광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

아무래도 확인을 해야겠다 싶어 안내데스크에 물으니 17번을 타라고 한다.

그제야 폰을 열어 저장해 둔 여행계획서를 들여다보니 17번으로 적혀있다.

혼자라서,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매번 준비해온 자료를 확인하던 여행 초반의 긴장감이 그새 묽어음을 깨닫는다.

더하여 오늘 떠나온 지 14일째, 여정의 끝자락이니 피곤도 쌓였을 터.



어둡지 않게 도착해야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갑작스레 드는 조바심!

한참을 더 기다려서야 17번 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다.

중국인 동네인 듯한 새빨간 건물들이 나타나자 바로 네덜란드 광장이다. 터미널에서 20~30분쯤 걸렸다.

인터넷 지도 스트리트 뷰를 통해 여러 번 본 풍경을 창 너머로 보자니, 떠나왔음이 실감된다.

메인 스트리트의 끝, 큰 호텔들을 지나 버스에서 내린다.

 

 < 네덜란드 광장>

Tan Kim Seng Bridge


말레카 호텔 직원의 말, "당신은 1%에 속하는 여행객!" 

예약한 숙소는 방문지들을 도보로 이동할 수 있고 마지막 날 KLIA 공항 행 버스를 탈 수 있는 Mahkota병원 근처이다. 여정의 마지막 숙소라서 이모저모 더 살펴보았고, 리뷰 9.2를 고했다.   

정류장은 한적한 동네 고샅으로 살짝 접어들어 있어 호텔은 눈에 금방 띈다.

동네 주택가에 들어앉은 이런 숙소가 끌린다.

작은 규모의 호텔이지만 조용하고 정갈한 로비, 그리고 스태프들의 유창한 영어와 세한 안내는 수준 높은 관리를 짐작케 한다.

방 안내를 위해 엘리베이터에 같이 오른 젊은 스탭이 말을 건네 온다      

당신은 1%의 여행자예요.”

혼자 오는 사람이 그만큼 드물다는 설명.

그러나 나는 뒤에 삼켜진 말도 짐작다.

‘특히 당신 나이의 동양 여자가 홀로 여행객이란 점에서 ’

 

“앞으로 나 같은 여행자가 점점 더 많아질 거예요”

나의 응수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은 당연하다.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브런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도 그 날 들었던 그의 말이 가끔 생각난 때문이기도 하다.


자유여행을 희망하는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가족에서의 역할, 혹은 용기 부족으로 실행을 유예하고 있는지 모른다.

잠재적 자유여행자들인 그들 중 상당수는 언젠가 모험을 감행하고야 말 것임을 내 경험을 비추어 추정해본다.

우리는 세대 불문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살아가고 있다.

글로벌 정보 또한 신속하고 매체는 다양해서 검색만 하면 정보는 흘러넘친다.

개인의 여행 경험 공유는 물론이고 여행사, 관련 업체의 정보 공급도 경쟁적으로 폭주한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관광 자료를 온라인에 공급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주한 대사관에서 관광책자를 발행물로 무료 공급하는 나라들도 다.

도시별 관광유치 경쟁도 치열해졌다.

자체 관광홈페이지에서 방문할 관광지나, 테마별 여행을 선택 만하면 실시간으로 최적의 이동코스 테마 관련 방문 장소를 추천, 설계해주는 여행 컨설팅제공하는 유럽의 도시별 사이트도 늘어나고 있다.

각종 관광용 앱을 무료 공급하는 나라도 점차 증가 중이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월하게 원하는 정보를 마음껏 얻을 수 있다. 정보의 채널만 확장하면 된다.


이 많은 정보를 토대로 자신만의 특화된 여정을 계획하는 과정부터 이미 여행의 시작이다.

와인을 색깔과 향으로 먼저 음미하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떠나기 전 수없이 살펴보는 영상물, 사진, 경험담은 간접경험의 즐거움뿐 아니라 여행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나는 현재까지 약 19번의 자유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유심칩을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자랑할 건 못된다.

당연히 칩은 방문국가에 따라서 안전 필수품일 수 있다.

다만 칩에 의존하면 현지에서 결정하겠다고 미루는 사항이 많아진다. 그래서 아예 '칩 사용불가'를 전제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그러다 보니, 여정의 80~90%는 사전 작성한 계획서에 의해 진행된다.

목적지를 찾지 못해 헤매거나, 동선이 불합리하거나, 방문지 폐쇄나 휴일 방문 등도 대부분 피할 수 있다.


발길 가는 데로 머무는 낭만 없고, 현지의 짜릿한 즉석 이벤트를 기대할 바 없는 경직된 코스 일지 모른다. 그러나 짧은 여정에 효율적 동선기획으로 시간소모를 줄여야하고, 안정성 담보가 순위순위라면 세밀한 기획은 필수다.

방문지마다 마치 이전에 와본 듯 수월하게 찾아가려면 인터넷 지도의 로드 뷰를 통해 부근의 풍경을 충분히 익힌다. 시간과 체력소모 최소화를 위한 동선 최적화 기획은 특히 공을 들인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 가치가 있는 것을 가려내려면 다각도 확인 과정이 수반된다.



암튼 그 스텝으로부터 명명된 ‘1% 여행자’는 나의 모토가 되었다.

단지 나이 든, 홀로 여자 여행객으로서의 1%가 아니라,  '오래도록 즐거운 여행을 하는 1% 여행자'가 되고 싶다.

양질의 여행, 만족감 높은 여행, 안전한 여행을 위한 투자는 철저한 사전 준비 과정에 가장 큰 비중을 다.

그래서 내가 그간 터득한 정보 취득의 여러 채널을 공유하고 싶다.

오랫동안 자유 여행을 꿈꾸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몰라 막막하던 예전의 나를 떠올리며!


말라카 구 시가지의 중앙도로 Jalan Merdeka
Tan Kim Seng Bridge에서 바라본 말라카 리버 워크
Tan Kim Seng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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