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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Oct 17. 2022

에너지에서 질량으로

아인슈타인의 에너지-질량 등가 원리는 질량과 에너지가 서로 교환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구 위에 살고 있는 우리의 생존 여부는 사실 모든 생명의 원천인 태양으로부터 비롯된다. 태양 내이 수소의 존재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그 에너지가 지구로 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에너지는 질량으로부터 생성된다. 하지만 에너지-질량 등가 원리는 이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즉, 에너지가 질량으로 바뀔 수도 있다. 


  현대 물리학의 끈이론에서 말하는 입자의 질량이란 진동하는 끈의 에너지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한 입자가 다른 입자보다 무거운 이유는 무거운 입자를 이루는 끈이 가벼운 입자를 이루는 끈보다 더욱 강하고 격렬하게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동이 강하고 격렬할수록 에너지는 커지고, 큰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의 관계식을 통해 더 큰 질량에 대응된다. 이와 반대로 질량이 작은 입자는 그에 해당하는 끈의 진동이 그만큼 덜 격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 전하와 스핀 등과 같은 입자의 다른 특성들은 끈이 겪고 있는 진동과 아주 미묘한 방식으로 관계되어 있다. 끈의 진동 패턴은 각 입자의 고유한 지문이라 할 수 있고, 우리가 입자들을 서로 구별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모든 특성들은 끈의 진동 패턴에 의해 좌우된다.


  1970년대 초에 피에르 라몽을 비롯한 여러 물리학자들은 스핀이 다른 진동 패턴들 사이에 어떤 대칭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들은 진동 패턴이 항상 짝을 지어 나타나며, 한 쌍의 짝을 이루는 진동은 스핀이 1/2 단위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핀이 1/2인 진동 패턴에는 스핀 0인 진동 패턴이 짝으로 대응되고, 스핀이 1인 진동 패턴에는 스핀이 1/2인 진동 패턴이 짝으로 대응되는 식이었다. 그 후 정수 스핀과 반정수 스핀 사이에 존재하는 대칭에는 ‘초대칭’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초대칭이 도입된 끈이론을 ‘초대칭 끈이론’이라고 불렀다. 


  만일 끈이론이 옳다면 이는 실험실에서 발견된 모든 입자들의 특성을 나열할 뿐만 아니라 입자들이 그러한 성질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까지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끈이론은 자연의 모든 법칙을 하나로 통일하는 이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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