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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Nov 01. 2022

보이지 않았던 것들

        <수선화>   

 

                  윌리엄 워즈워스    

 

산골짜기 위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난 외롭게 혼자 떠돌았네.

그리곤 보았네, 한 무리의 금빛 수선화를 

호숫가 나무 아래,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춤추는.

꽃들은 은하수의 별들처럼 이어져

물가를 따라 한없이 줄지어 피어 있네.

무수한 꽃들이 한눈에 들어오네 

꽃송이들을 바람에 나부끼며 춤추면서.

물결도 그 옆에서 춤추었지만,

꽃들의 즐거움을 따라잡지 못하네.

눈앞에 펼쳐지는 재미난 풍경에

시인은 마냥 즐겁기만 하네.

난 보고 또 보았는데. 하지만 그 풍경이

이후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이 될 것인지

그때는 몰랐었네.

때로는 쓸쓸하고 멍한 생각으로 자리에 기댈 때,

마음속에 불현듯 수선화가 떠오르는데

이는 외로움의 축복이네.

그때 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

수선화와 함께 춤추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지만, 힘들거나 외로울 때 보이는 것이 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의 삶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인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하고 부족함이 없는 시절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불행과 어려움의 시기에 보이곤 한다. 그것이 우리를 더욱 성숙시킬 수도 있다. 


  수많은 순간들이 있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외롭고 힘든 시기도 누군가에게는 있기 마련이다.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때도 있지만 무언가를 얻는 때도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 나에게 다가오는 때도 있다. 모든 순간을 그냥 받아들임으로써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그것으로 인해 남겨진 순간들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마음에 수선화는 그렇게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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