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조금씩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운다. 그동안 나의 성장이 그것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생을 배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건,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었던 사람이건, 나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었던 사람이건 그들에게서 삶의 한 모습을 배워왔다.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조그마한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그렇게 얽히고 얽혀서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오직 나만의 존재가 아니다. 내 안에 다른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나와 다르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타인이 가끔 나를 속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끝내고 그에 대한 미움의 감정으로 나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타인이 내 안에 있다면 그와 심한 논쟁을 벌일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다. 그의 안에 내가 있기에 그에 대해 심하게 비난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뿐이다.
어쩌면 우주는 그렇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별의 기원을 생각해 본다면 바로 결론이 나온다. 어떤 한 별이 수명을 다해 죽게 된다면, 그 별의 잔해는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근원이 된다. 비록 한 별은 죽었지만, 다른 별과 연결되어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무한히 큰 우주 공간에서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거늘, 이 작은 지구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어쩌면 더욱 얽혀 있는 운명적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란 존재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아 그의 일부가 내 안에 존재함으로써 과거의 나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나의 모습으로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더라도, 어떤 이가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고, 그가 또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고, 그렇게 돌고 돌아 그러한 영향이 나에게 온 것일 수도 있다. 나 또한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고, 그 다른 이가 또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어 내가 모르는 그 어떤 사람에게 나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타인의 일부는 내가 될 수 있고, 나의 일부는 타인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오늘 만나는 그 누구 안에 나의 일부가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나 자신이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또한 내가 오늘 만나는 그 사람의 일부가 나의 안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또한 그것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그의 안에 있는 내가 아픔을 느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오래 전의 성인들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고 했던 것일까? 물론 그것이 어렵겠지만, 가능하기에 그러한 말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내가 만나는 그 누군가에게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만나는 모든 이에게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선다. 내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나의 삶을 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