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참으로 많은 일이 생기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어 기쁘기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불행한 일이 나를 덮치기도 하고,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며 하는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기도 합니다.
모든 일이 다 잘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삶은 우리를 그냥 편안하게 놔두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려움 없이 살아온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감당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화가였던 렘브란트는 그의 인생 초기에 별 어려움 없이 성공의 삶을 누렸습니다. 서른 살이 되기 전 그는 이미 화가로서 명성을 날렸습니다. 그를 후원하는 사람도 많았고 이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풍요했습니다. 렘브란트는 더 커다란 성공을 위해 고향을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갑니다. 당시 그곳은 네덜란드가 무역 강국이 되는 데 있어서 커다란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거대한 저택에서 호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부유했던 그들은 예술품을 수집하였고, 유명한 화가로부터 초상화를 그리게 하였습니다. 당연히 렘브란트는 자신에게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렘브란트의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돈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며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그는 막대한 재산의 물려받은 사스키아와 결혼합니다. 주위에서는 렘브란트를 네덜란드 최고의 화가가 될 것이란 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삶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비극이 하나씩 시작됩니다. 렘브란트의 첫째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데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도 마찬가지로 사망합니다. 이어 그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고 넷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내마저 사망합니다. 엄마 없는 아이를 돌봐주기 위해 하녀를 들였고, 외로웠던 렘브란트와 그 하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납니다. 부도덕한 관계에 대해 해명하라는 교회의 소환도 받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화가로서의 렘브란트의 인기도 차갑게 식어갔습니다. 다른 젊은 화가들이 더 멋진 초상화를 그려내면서 그에게는 일거리가 없어져 갔습니다. 모아놓아 두었던 재산이 사라지는 것은 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네덜란드에 경기침체가 오면서 렘브란트는 결국 파산합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그림과 저택마저 전부 잃게 됩니다. 게다가 그의 마지막 자녀마저 흑사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모든 것을 잃은 렘브란트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도, 그를 인정해주는 사람도, 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도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때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이 바로 “탕자의 비유”입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탕자가 쉴 곳마저 없자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렘브란트 또한 모든 것을 잃었기에 자신의 아픈 마음이라도 쉴 곳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존재 그 자체와도 같은 ‘미술의 세계’로 돌아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삶에 지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든 것을 얻었지만, 그 모든 것을 잃은 렘브란트는 그나마 자신의 삶을 위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거처인 미술의 세계에서 자신의 생을 마감했던 것입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위로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많은 것을 잃는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세상에 처음 왔을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잃어버린 것에 너무 마음 아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오늘 하루도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돌아갈 나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