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한 채 판단을 하고

by 지나온 시간들

양자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 중의 하나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입니다. 31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천재적인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는 어떻게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했을까요?


하이젠베르크는 1927년 어느 날 밤 갑자기 아인슈타인과 나눈 대화 가운데서 아인슈타인이 언급한 “이론이 비로소 사람들이 무엇을 볼 수 있는가를 결정한다.”라는 말을 기억해 냅니다. 하이젠베르크는 아인슈타인의 이 표현을 숙고하기 위해 공원으로 심야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산책하는 동안 안개상자 안에서 전자의 궤도를 볼 수 있다고 너무 경솔하게 말해 온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사람들이 실제로 관찰한 것은 훨씬 적은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며, 부정확하게 결정된 전자 위치의 불연속적인 결과만을 인지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는 현대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불확정성 원리”를 알아내게 됩니다.


불확정성 원리는 물질이 파동이자 입자라는 이중성에서 온 것으로서 어떤 물질을 관찰하는 동안에 그 물질의 특성이 불가피하게 변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만일 전자의 위치를 측정하는 경우에는 극히 짧은 파장의 방사선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것이 높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자의 운동량을 변화시키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전자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경우에는 낮은 에너지의 방사선을 사용해야 하는데 방사선의 파장이 크기 때문에 전자의 위치가 확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불확정성 원리는 보어가 제창한 상보성 원리와 함께 양자역학에 대한 표준적인 해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는 측정에 있어서 가장 정밀한 분야 중의 하나인 원자물리학에서조차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 에너지나 시간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오차 내에서 그것을 알아낼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정확한 값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에 대해 나름대로 잘 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내가 아는 그 누구에 대해 나는 정말 잘 알고 있는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누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착각에 불과합니다. 그 누구도 어떤 사람에 대해 정확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오래 같이 산 부부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낳아 기른 자식이라 할지라도, 수십 년 나를 키워준 부모라고 할지라도, 어릴 때부터 오래도록 우정을 나눈 가까운 친구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만 알 뿐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으로 그 사람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한 후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 부족한 나의 지식으로 판단을 하였으니 그 결정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자신의 부족한 앎과 그 잘못된 결정에 대해 후회를 하지만 지나간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도 불확정성 원리가 엄연히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나하고 가까운 사람이라도, 오래도록 친하게 지냈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그 사람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뿐입니다. 그 부족한 앎을 모두 아는 것이라 생각하여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잘못일 뿐입니다. 내가 모르는 것이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그 모르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아는 것을 전부라 생각하여 모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더 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주 작은 세계에서만 살 수밖에 없고, 더 커다란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조차 모르고 말 것입니다. 그 좁은 세계가 나의 감옥이 되고 결국 그 감옥에 갇힌 채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알지도 못한 채 판단을 하는 그러한 우를 범하지 않아야 않기 위해서는 삶이 불확실한 것뿐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것 자체가 불확정한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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