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노력을 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 저 스스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 애를 썼습니다. 그러한 욕심은 저 자신에 대한 일에서 끝나지 않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까지 저의 영향력을 끼치려 부단히도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노력이 일부 어느 정도의 결과로 낳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정말 엄청나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꼭 제가 생각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부족해서 생긴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어느 정도까지 노력을 하는 것과 어느 정도에서 그만두어야 하는 것, 이러한 것들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무작정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운 후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동원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인해 웬만한 것은 충분히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란 교만함과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삶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어서 한번 목표를 세우고 노력을 하고 나면 다시 또 다른 목표를 세워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러한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오직 그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 치다 모두 끝나버리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얼마나 큰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의 능력으로, 정말 보잘것없는 나의 능력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밖에 되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노력만 하는 저 자신의 끝은 어쩌면 불행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비를 내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하더라도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 꽃을 피울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것으로도 이생에서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는 것은 제 인생에 있어서 마른하늘에서 비를 만들어 내려는 것과 같은 정말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거창한 목표를 이루려 하기보다는 매일 하는 일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합니다. 비를 오게 할 수는 없지만, 저의 화단에 물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조그만 화단이지만, 나름대로 저만의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예쁜 화단이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루려고 하는 것도 그리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비가 오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오히려 더욱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노력만 하다가 주어진 시간을 더 이상 잃어버리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제는 비가 오는 것을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산을 쓰고 마음의 자유를 누리며 마음 편하게 비가 오는 날도 산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