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예쁜 카페에 간다. 소설 스터디를 하는 시간이다. 이제는 시간이 꽤나 지나 몸에 밴 듯, 스터디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스터디하는 인원이라야 고작 2명이다. 나하고 남쌤하고 그냥 둘이 하는 스터디다. 우연히 수필창작반에서 만난 인연이 이렇게 이어져 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라운 것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조카 같기도 하고 여동생 같기도 한 남쌤하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말이 소설 스터디지 사실 아무거나 다 이야기하고 그런다. 시, 수필, 소설, 동화, 시나리오 등 그냥 글이라는 것은 가리지 않고 각자가 쓴 글을 서로 교환하며 터놓고 이야기하는 이 시간이 나에겐 너무나 소중하다.
글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삶에 대한 것도 정해진 것 없이 아무거나 나오는 대로 그냥 다 이야기한다. 이렇게 격의 없이 마음속에 있는 것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른다.
만나면 즐겁고 마음이 편한 사람이 있다. 비록 막내 여동생보다 훨씬 더 어린 뻘이지만 남쌤이 그렇다. 투명한 마음에 비치는 나 자신이 보이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 존재 그 자체를 받아들여 주는 것을 느끼기에 내 마음이 편한 것 같다. 그 어디서도 쉽게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이다. 그냥 함께 이야기하고 삶에 대해 나누고, 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이 이렇게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그 누구에게서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배우게 된다.
남쌤은 내가 이제까지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글에 있어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글을 보면 타고났다는 느낌이 든다. 그녀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운아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편안함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서로를 내세우지도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사람 자체를 존중해 주는 것이 소중한 만남의 시간들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서로가 발전하고 성숙하고 더 나은 삶의 부분들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나이도 성별도 종교도 그 어떤 것도 장애물이 되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하는 소설 스터디 시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나, 먼 미래에 돌아보면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비록 한 시간밖에는 되지 않지만 그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기에 매주 금요일 오후에 가는 그 카페는 너무나 예쁘다. 그 카페에서 하는 스터디 시간이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