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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멈추고

by 지나온 시간들

해가 뜨기 전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주위는 조용하고 어두컴컴했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할지,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현듯 생각이 나의 삶을 끌고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 생각에 문제가 있다면 그 생각이 끌고 가는 나의 삶은 괜찮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 그들을 나의 생각대로만 판단하고 대하는 것은 아닐지, 혹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에 불과할 뿐일 것입니다.


내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을 나의 생각대로 판단해 버린다면 그것 또한 잘못일 수 있고, 세상을 단지 나의 색안경으로 보고 마는 것이겠지요. 진정한 세상을 알지도 못한 채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양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어쩌면 나의 생각이 온전한 삶에 방해가 될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잘 알지 못하게,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생각에서 자유를 얻는다는 것은, 생각에 너무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생각이 전부인 것인 양 전적으로 그것에 의지해 살아가면 생각이 삶을 앗아갈지도 모릅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입니다. 그것은 진리가 아니며 삶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 생각에게 나의 삶 전체를 맡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내 생각에서 해석된 세상, 내 생각으로 판단한 사람, 그것에 어쩌면 커다란 오류가 있을지 모릅니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좀 더 받아주는 사람이 더 편합니다.


나의 생각은 완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에 나의 온전한 삶을 이제는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착각일 수도, 잘못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나의 생각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그런 하루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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