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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음

by 지나온 시간들

나는 오늘도 많은 것을 부여잡고 있다. 자녀를 마음속에 꽉 붙잡고 있고, 소중한 가족을 나의 것인 양 붙잡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을 꽉 붙잡고 있느라 하루가 너무나 피곤하다. 오늘 해야 할 목표를 다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그것을 붙잡고 있기에 살아가는 여유가 없다.


이렇듯 지금 내 주위에 있는 그 모든 것을 그토록 부여잡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 걸까? 그렇게 잡고 있는 것을 어느 순간 갑자기 잃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내가 무언가를 잡음으로서 그로 인해 괴로움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게 부여잡고 있는 것을 놓는다고 해서 엄청난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그냥 있는 그대로 믿고 마음속에서 붙잡지 말고 놓는다고 해서 그들을 덜 사랑하거나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을 믿는 것이 어쩌면 더 커다란 사랑일지 모른다.


내가 하는 일을 마음속에서 놓는다고 해서 그 일이 크게 잘못되거나 문제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그저 마음 편하게 일을 해도 그 일을 잘 마무리할 수는 있다.


무언가를 잡고 있으면 그 잡고 있는 것으로 인해 괴롭고 그러한 것을 알고 있다면 충분히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집착은 괴로움을 크게 할 뿐이다. 집착을 한다고 해서 안 되던 일이 되고, 이루지 못할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놓음은 쉽지는 않지만 놓음으로써 더 큰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집착하는 그 마음 대신 놓음의 마음을 가지려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붙잡고 가면 힘들 수밖에 없다. 그것을 내려놓기 전까지 그러한 상태는 계속될 뿐이다. 마음속으로 내가 짊어지고 있었던 것을 내려놓으려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나의 마음과 손에서 놓을 수 있을 때 나는 완전한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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