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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l 25. 2023

시간여행

   1915년 아인슈타인이 새로운 중력이론을 발표했을 때, 그는 자신이 유도한 방정식이 시간여행 같은 현상을 허용할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은 자신의 이론이 틀린 증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1949년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쿠르트 괴델이 ‘회전하는 우주에서 충분히 빠른 속도로 달리면 출발 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아인슈타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괴델의 우주에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해도, 물리적으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지만 회전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현재도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이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만족하는 다양한 해들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입증해왔다.


  뉴턴은 시간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진행한다고 생각했다. 한번 흐르기 시작한 시간은 우주 전역에 걸쳐 똑같은 속도로 오직 미래를 향해 나아가며, 지구에서의 1초와 우주 반대편에서의 1초는 오차 없이 정확하게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즉 두 명의 사람이 우주공간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적절한 통신수단만 있으면 두 사람의 시계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시간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장소에 따라 다른 속도로 흐를 수도 있다. 또한 20세기 후반의 물리학자들은 ‘시간의 강물에 소용돌이가 생기면 우리를 과거로 데려갈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는 시간의 강물이 두 갈래로 갈라져서 각기 다른 두 개의 평행우주를 낳을 수도 있다.


   영국의 스티븐 호킹은 ‘역사보호가설’을 주장하여 물리학계에 파문을 일으켰는데, 그것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누군가가 과거로 돌아가서 이미 일어난 일을 조작하여 역사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번 지나간 과거가 바뀐 사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므로 자연에는 시간여행을 방지하는 법칙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논리 자체는 그럴듯하지만 호킹은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시간여행은 물리법칙에 위배되지는 않으며, 먼 미래에 타임머신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호킹은 시간여행 추종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질문을 했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미래에서 온 관광객들은 왜 보이지 않는가?” 미래에 타임머신이 만들어진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을 보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구경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여행과 관련된 역설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간단히 하나의 예를 든다면, 누군가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그는 태어날 수 없고, 할아버지를 죽일 수도 없다.


  이러한 역설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자중력이론이 완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타임머신을 탈 때마다 시간이 가지를 쳐서 평행우주가 생성될 수도 있다. 시간이 갈라져서 평행우주가 된다고 생각하면, 시간여행에서 제기되는 역설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시간여행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중력자에 대한 양자보정이 계산된 후에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물리학자들은 웜홀에 양자역학을 적용하여 부분적인 답을 알아는 냈지만, 완전한 답을 얻으려면 양자이론을 중력자에 직접 적용하여 만물의 이론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그 누구도 아직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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