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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Aug 01. 2023

DNA에서 단백질 합성까지

  유전자로부터 정상 기능을 가진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우선 DNA 염기서열에 변화가 생기는 돌연변이가 없어야 한다. 세포 분열 과정에서 새로운 DNA를 만들 때 뉴클레오티드의 소실, 첨가, 치환에 의한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으며, 세포 내 활동의 부산물로 생긴 고에너지의 활성 산소나 태양의 강한 자외선에 의해 DNA가 끊어질 수도 있다. DNA가 끊어지면 세포 내에서는 DNA를 다시 이어 붙이는 수선 작업이 일어나지만, 불완전한 수선 작업으로 인해 몇 개의 뉴클레오티드가 소실되는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 수선 작업이 실패할 때에는 끊어진 부분으로부터 DNA가 잘려나가 결국은 세포가 죽기도 한다. 어떤 이유이건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하는 DNA의 염기서열에 이상이 생기면 정상적인 단백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DNA로부터 mRNA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 mRNA는 세포 자체의 필요 때문에 세포의 자발적인 결정에 따라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외부에서 전달되는 신호에 반응하여 만들어지기도 한다. 외부로부터 신호는 호르몬, 성장인자, 형태형성인자 등 다양한 신호전달물질에 의해 전달된다. 세포 역시 다양한 수용체를 통해 이들 신호를 받아들인다. 이처럼 다양한 신호들의 마지막 종착점은 언제나 전사인자를 활성화하여 필요한 mRNA를 만드는 것이다. 신호전달 경로가 차단되어 필요한 mRNA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항상 신호가 전달되어 필요하지 않은 mRNA가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신호전달 이상 때문에 생기는 질병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약은 차단된 신호를 전달하게 하거나, 잘못된 신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하는 글리벡은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대표적인 약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일으키는 필라델피아 염색체는 혈액세포들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분열할 때 9번 염색체 말단이 22번 염색체 말단과 바꿔치기 됨에 따라 생긴다.


  또한 mRNA로부터 생성된 단백질이 공정 과정을 거쳐 기능적인 단백질로 만들어져야 한다. 아미노산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직선 형태의 단백질은 꼬이기도 하고 다른 부위와 결합하기도 하여 3차원의 기능적인 구조가 만들어지며, 아미노산의 각 부위는 인산화, 아세틸화, 메틸화, 스모화 등 다양한 형태의 변형을 통해 기능적인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단백질들은 핵, 세포질, 세포막, 세포 밖 등 기능을 수행할 곳으로 보내어져야 하는데, DNA에는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DNA로부터 정상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전사, 전사 후 번역, 번역 후 단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조절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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