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마다 누군가를 만난다면

by 지나온 시간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파괴되는 질병으로 점차적으로 인간이 사지를 전부 쓸 수 없게 되며 최후엔 호흡근육까지 문제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현재까지 효과가 입증된 약제도 없으며 그 원인도 여러 가지 가설은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주인공인 모리 슈워츠 교수가 매주 화요일 그의 제자인 미치 앨봄에게 이야기하고 가르쳐 준 것을 앨봄이 기록한 책이다.

둘은 화요일마다 만나 모리가 죽는 날까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나눈다. 모리 교수는 자신이 과거 용서하지 못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말한다. 화해를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음에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며

사람이 죽으면 생명은 끝나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과의 관계는 남는 것이라 이야기하며 용기를 내서 서로 화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죽음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삶이 두 번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삶에는 연습이 없으며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나 실수한 것도 고칠 수 없다. 신은 우리에게 잔인한 시간을 준 것인지도 모른다. 완전하지 않은 인간에게 계속해서 지나가 버리고 마는 단 한 번의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

우리가 죽는 그 순간을 생각한다면 후회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그러한 일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영원하며 우리의 인생이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기에 현재 우리가 존재하는 그 시간이 의미 있는 순간들로 지속될 수 있도록 깨어있을 필요가 있다. 여유 없이 바쁘게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우리는 그러한 순간을 잊으면서 후회가 될 수 있는 일들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내가 보내는 나의 시간과 그 시간 속의 나를 관찰하고 알아차림으로써 주어진 나의 삶을 보다 의미 있고 후회하지 않을 순간으로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죽은 순간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미워할 시간도 사실 없다. 다른 이를 사랑하고 도와줄 시간도 부족한데 어찌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있는 것인가? 그 사람이 나 자신을 완전히 파괴할 만한 그런 짓을 한 것이 아니라면 받아주고 포용해주는 것이 훨씬 지혜롭다. 본인이 그만한 용량이 안 되기에 타인을 받아들이지 못함을 안타까워해야 한다.

삶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사랑할 수 있으며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 내가 준 것만큼 받으려 하고 그가 나에게 잘못한 것만큼 갚아주려 한다면 죽음을 앞두고 분명 후회하리라.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며 돌이킬 수 없다.

우리의 삶은 누구나 다 유한하며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어쩌면 루게릭병을 가지고 있는 모리 교수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건강했던 사람이 루게릭병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던 모리 교수보다 먼저 죽었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어떻게 보면 사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미치 앨봄은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졌을 것이다. 그의 스승을 화요일마다 만나면서 이러한 얘기를 하고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에게도 모리와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일주일 중 하루 매주 만나며 인생과 삶을 이야기하며 그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순간들의 지속적 삶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것이며, 더 많이 용서하는 사람이 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더 많이 화해하려는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리 교수는 이야기한다.

"우리 모두 똑같이 시작하지, 출생으로. 그리고 똑같이 끝나네, 죽음으로. 그런데 뭐가 그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거야?"

모리 교수는 그가 죽음을 얼마 앞두고 살아 있을 때 자신이 그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자신의 장례식을 스스로 치르면서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사람들,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화해할 사람과는 화해하고 용서할 사람은 용서하며 그렇게 이 세상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고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얼마 후 모리는 사망한다.

그는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서 너무 늦은 것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생을 마감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며 가치 있고 충분히 아름다운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