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에는 암수 구별이 없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생물들은 스스로 자가 분열에 의한 방법으로 후손을 만들어낸다. 아주 작은 미생물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번식한다. 암수 구별이 있는 것은 짝짓기를 해야 후손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만약 암수가 한 몸에 함께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할까? 지구 상에는 하나의 몸에 암수가 모두 존재하는 생물이 있다. 흔히 이런 생물을 “자웅동체”라고 한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달팽이다.
달팽이 한 마리 안에는 암수가 모두 들어 있다. 그렇다면 달팽이는 어떻게 후손을 만들어낼까? 자기 몸 안에 암수가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몸 안에서 스스로 후손을 만들어낼까?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는 짝짓기라고 할 수 없다. 짝짓기란 누가 뭐래도 짝이 필요하다. 즉 다른 개체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한 마리의 달팽이는 어떻게 다른 달팽이와 짝짓기를 하는 것일까? 너무나 신기한 것은 두 마리의 달팽이가 서로 짝짓기를 할 때 한 마리는 자기 몸에 있는 암수 중 하나만 선택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달팽이도 자신의 몸에 있는 암수 중 하나를 택한다. 첫 번째 달팽이가 자기 몸에서 암컷을 택하면 다른 쪽 달팽이는 자신의 몸에서 수컷을 택한다. 첫 번째 달팽이가 자기 몸에서 수컷을 선택하면 다른 달팽이는 암컷을 택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두 마리의 달팽이는 서로 몸을 맞대어 한쪽은 암컷 다른 쪽은 수컷이 되어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가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자웅동체로 돌아온다. 짝짓기가 끝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으며 암컷의 역할을 한 달팽이가 알을 보통 150~200개 정도 낳는다. 달팽이 알의 크기는 좁쌀 정도 된다. 그 좁쌀 같은 알에서 좁쌀 만한 새끼 달팽이가 태어나고 바로 스멀스멀 기어 다니면서 먹이를 찾아 먹는다. 실제로 달팽이를 키워 봐서 그 과정을 직접 관찰했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달팽이는 자신의 몸에 암수가 모두 있으니 스스로 후손을 만들어내도 될 텐데 굳이 다른 달팽이와 짝짓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더 나은 후손을 위함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몸에 있는 암수만을 이용한다면 그것은 자기 복제일 뿐이다. 즉 자신만 계속해서 대대손손 지구 상에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진화에 있어 불리하다. 따라서 달팽이는 자신보다 더 나은 DNA 조합에 의한 후손을 위해 짝짓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자신보다 못한 후손이 태어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볼 때 이러한 짝짓기가 진화의 유리한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에게 있어서 여자와 남자의 관계가 제일 복잡하다. 인간도 자웅동체였다면 지구 상에 여자와 남자관계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완전히 해소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화평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내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