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은 중력적으로 붕괴된 별이다. 이 별은 이미 붕괴되어 버렸기 때문에 원래의 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이것을 물리학자들은 “블랙홀은 털이 없다”라고 표현한다. 이는 블랙홀을 만든 별에 대한 어떠한 것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왜냐하면 블랙홀 밖으로 아무것도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홀의 질량, 스핀 그리고 전하에 대한 것은 알 수 있다.
블랙홀이 된 원래 별의 중심핵에서의 물질은 자신의 무게로 인해 수축을 계속 일으켜서 무한히 압착된 점, 즉 부피가 0이며, 밀도가 무한대인 점이 된다. 이를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한다. 이 특이점에서는 시공이 존재할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 법칙도 성립되지 않는다. 우리하고는 완전히 다른 세계라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블랙홀의 구조는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으로 둘러싸인 특이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주인이 만약 블랙홀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계산에 의하면 사건 지평선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안전한 거리에 관측 장치를 놓고, 블랙홀 속으로 떨어지는 우주인을 우리가 관찰해 보면, 처음에는 무거운 별에 접근하는 것처럼 우주인이 빠르게 우리로부터 멀어져 간다. 그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에 가까워지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장으로 인해 우주인의 시간은 점점 느리게 간다. 상대성원리에 의한 효과 때문이다.
사건 지평선에 접근하면서 우주인이 자신의 시간으로 매초 한 차례씩 신호를 보낸다면, 우리가 받는 그 신호 간격은 점점 길어져서 우주인이 사건 지평선에 도달할 때에는 무한대로 길어지는 된다. 이렇게 시간 간격이 무한대로 접근하면서 우주인은 천천히 멈추어 사건 지평선에서 시간이 멈추어 있는 것처럼 관측된다. 하지만 우주인에게는 시간이 정상적인 비율로 흘러가고, 그는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속으로 낙하한다.
사건 지평선 밖에서 보는 우리와 사건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우주인이 서로 다르게 인식되는 것은 시간과 공간에 관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때문이다. 이 이론에서 각 관측자는 자신의 기준계에 의존하는 세계에서 관측한다. 강력한 중력 속에 있는 관측자는 더 약한 중력을 받는 관측자와는 다른 시간과 공간을 측정하게 된다.
그렇게 사건 지평선 안으로 떨어진 우주인은 다시 사건 지평선 밖으로 되돌아 나오지 못한다. 빛도 빠져나올 수가 없는 블랙홀이 끌어당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중력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우주인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우리에게 우주인은 영원히 우주의 숨겨진 존재로 되는 것이다.
사건 지평선 안으로 빨려 들어간 우주인은 그의 발이 먼저 들어갔다고 가정하면 발에 작용하는 특이점의 중력은 그의 머리에 미치는 힘보다 커서 키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또한 특이점은 하나의 점이기에 우주인의 왼쪽 몸은 오른쪽 방향으로 오른쪽 몸은 왼쪽 방향으로 당겨지면서 몸 양쪽이 특이점으로 가까워진다. 즉, 우주인의 몸은 한쪽 방향으로는 압착되고 다른 방향으로는 늘어난다.
우주인이 몸은 그렇게 늘어나면서 그의 몸이 찢겨지기 시작한다. 끔찍하게도 그의 다리는 몸으로부터, 발목은 다리로부터, 발가락은 발에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는 그의 찢긴 몸에서 나온 수많은 원자는 특이점을 향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낙하하기 시작한다. 블랙홀로의 여행은커녕 우주인은 순식간에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흔히 영화 장면에서 나오는 블랙홀을 통과했다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그저 영화일 뿐인 것이다.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다. 즉 블랙홀로의 여행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