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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Oct 23. 2021

타자의 견해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이란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나 정서를 감추고 부모나 타인의 기대에 순응하는 착한 아이가 되고자 하는 아동의 심리 상태를 말한다. 이것이 후에 성인에까지 이어지면 착한 사람 콤플렉스라고 불린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나의 견해보다는 타인의 견해가 그의 삶에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정말 자신의 감정과 생각보다 타인이 나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나의 삶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일까?


  “인간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수많은 위험과 쓴맛을 느끼며 끊임없는 노력을 평생 한다. 단순히 일자리나 칭호, 명예 같은 것만 아니라 부, 학문, 예술 또한 기본적으로 단 하나의 목표 때문에 추구되는 것인데, 그 궁극적 목적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존경을 받기 위함이다. 이것만 보아도 인간의 광기가 어느 정도인지 증명된다. (소품과 부록, 쇼펜하우어)”


  타자는 나의 삶을 절대로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좋은 평가와 인정을 해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나 스스로 그러한 평가 자체를 위해 나의 감정을 스스로 속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하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기대에 따라 살아가는 지극히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다.


  타자의 견해가 나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해 가면서 나의 마음을 절제하면서 나의 감정까지도 속여가면서 타자를 위하여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진정으로 누구를 위한 삶인 것일까?


  다른 이의 견해나 평가를 위하여 나 스스로 착하게 살 필요가 없다. 착한 사람이 될 이유도 없다. 타자는 그저 나를 보고 평가하는 것 밖에는 그 이상 아무런 것이 없다. 수많은 착한 일을 했다 하더라도 단 한 가지의 잘못을 한다면 나를 그렇게 칭찬하고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 순간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바로 등을 돌리며 너무나 쉽게 정반대의 평가를 하게 된다. 


  타자의 평가를 위한 삶은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건 그건 나의 삶에 있어서 절대로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해 살아간다는 것은 진정한 주체적 삶의 자세가 아니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오히려 나의 삶의 무게를 더할 수도 있다. 그러한 것을 하다가 오히려 나를 위한 중요한 시간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은 무엇일까?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의 견해를 위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써버리고 나면 나에게 남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타자의 견해를 위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쓸 만큼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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