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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어떻게 전달될까?

by 지나온 시간들

사람 간에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언어를 통해 서로의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고, 손짓이나 얼굴 표정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이렇듯 서로 간의 소통을 위해서는 이를 매개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힘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힘의 전달자가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힘으로 만유인력 즉 중력 상호 작용을 생각해 보자. 중력은 우리에게 알려진 네 가지 힘, 즉 중력, 전자기력, 강한 상호작용, 약한 상호 작용 가운데 제일 힘의 세기가 약하다. 중력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중력자 흔히 그래비톤(graviton)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력이 아무리 작다고 할지라도 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중력자 수십억 하고도 또 수십억 개가 참여한다. 중력자의 효과는 집단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뿐 중력자 하나는 경험할 수 없다.


비록 중력이 약하다 할지라도 우리가 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중력은 늘 인력으로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장 약하다는 중력이 우리를 지구 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며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중력이 전기력처럼 인력과 척력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현재 겪는 일상생활은 불가능하게 된다.


중력 다음으로 약한 힘은 약한 상호 작용인데 이것은 방사능 핵에서 전자가 방출될 때나 기타 중성미자를 동원하는 다양한 변환을 일으킨다. 이러한 약한 상호 작용을 전달해주는 전달자는 W입자와 Z입자이다. 이들은 양성자보다 약 80배 무거운 입자들이다.


이탈리아 과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1934년 베타 붕괴 이론을 연구할 때 양성자, 중성자, 전자, 중성미자 사이에 직접 약한 상호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얼마간 물리학자들은 하나 이상의 매개 입자가 과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중성자가 중성자인 순간, 중성자가 사라져서 양성자, 전자, 반중성미자가 등장하는 순간 사이의 아주 짧은 시간에 존재하는 입자가 있다고 생각했다. W입자와 Z입자는 1983년 제네바에 있는 유럽 입자물리연구소에서 발견되었다.


전자기 상호 작용을 매개하는 입자는 바로 광자이다. 1905년 아인슈타인이 광자를 연구한 이래 물리학자들은 광자를 전자 및 양전자와 연결하여 양자 전기역학이라는 이론을 만들어 냈다. 광자는 질량이 없고 크기도 없는 기본 입자로서 전자기력의 전달자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일본인 과학자 유카와 히데키는 매개 입자의 덩치가 클수록 매개 입자가 힘을 미치는 영역이 작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매개 입자가 점점 커지면 커질수록 그 힘은 점점 약해지며 그 힘이 미치는 범위는 점점 짧게 된다. 1970년대 압두스 살람, 스티븐 와인버그, 셸던 글래쇼우는 약한 상호 작용과 전자기 상호 작용은 한 상호 작용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들은 두 상호 작용의 핵심적 차이는 힘 전달자의 속성 차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자기력은 먼 범위까지 미치는 것은 전달자가 질량이 없는 광자이기 때문이다. 약한 상호 작용은 짧은 범위에 미치고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그 힘의 전달자가 굉장히 커야 한다. W입자와 Z입자의 발견이 이들의 이론이 맞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강한 상호 작용에서의 힘의 전달자는 바로 글루온이다. 전기적 전하는 띠고 있지 않지만 기묘한 조합의 색 전하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파랑-반빨강, 빨강-반초록등과 같이 색-반색이라는 특이한 여덟 가지 종류의 조합이 존재한다. 글루온과 상호 작용하는 쿼크는 그때마다 색이 변한다.


글루온의 강한 힘에는 아주 놀라운 측면이 있는데, 중력이나 전자기력과는 다르게, 글루온의 인력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증가한다. 글루온은 쿼크나 다른 글루온이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감시하며, 멀어질수록 세지는 힘을 통해서 어떤 입자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한다. 반대로 말한다며 이들은 가까워질수록 자유롭다. 이를 점근적 자유성이라고 한다. 우리 사람들은 대부분 가까워질수록 자유롭게 내버려 두지 않고 서로 더욱 구속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는 반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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