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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by 지나온 시간들

온몸이 가시로 뒤덮여 있습니다

순간순간 가시가 꼿꼿이 서기도 하고

힘없이 누그러지기도 합니다


원래부터 가시가 있었기에

평생 그 가시에 둘러싸여 있기에

가까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이하지 못한다는 걸

이미 알기에

그 이상 다가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가까이했다가 아주 멀어지는 것보다

그렇게 거리를 유지한 채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고

세월 동안 좋아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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