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발 이론은 정말 옳은 것일까? 그 이론이 옳다면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폭발 이론의 가장 강력한 증거는 우주 배경 복사이다.
1940년대를 지나면서 과학자들은 대폭발 이후에 존재했던 조건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뜨거웠던 초기 우주가 X선, 감마선 등 파장이 짧은 복사를 포함한 열전자기 복사를 만들어 냈음을 알아냈다. 우주는 식어가면서 우주 전체의 평균 온도는 점점 긴 파장의 스펙트럼에 대응되었다. 가모브는 그의 제자인 앨퍼, 허먼과 함께 온도와 밀도가 아주 높은 상태에서 우주가 생성되었다면, 대폭발 이후 남아 있는 절대 온도 5도 정도의 평균 온도를 가진 복사나 에너지가 우주 전체에 아주 얇게 분포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것이 바로 우주 배경 복사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아주 희미한 복사를 관측할 만한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예측은 20년 동안 묻혀 있었다.
1965년 미국 뉴저지주의 벨 연구소에서 아노 펜지아스(Arno Penzias)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은 전파 망원경을 이용하여 모든 방향에서 일정한 강도로 잡히는 마이크로파 잡음을 잡아내고 제거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연구소가 새로 만든 안테나는 위성을 추적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상관없이 어느 방향에서나 이 잡음을 수신했다. 펜지아스와 윌슨은 이 잡음이 특정한 천체나 은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프린스턴 대학에서는 피블스를 중심으로 가모브, 앨퍼, 허먼이 20년 전 주장했던 우주 초기의 복사 에너지에 대한 문제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가모브의 연구 결과를 다시 계산하였고, 새로운 안테나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벨 전화 연구소의 펜지아스와 윌슨은 자신들의 안테나에 잡히는 잡음의 원인을 이해할 수가 없어 고민하던 중 MIT의 버나드 버크에서 전화로 물어본다. 프린스턴 대학의 피블스 교수가 우주 배경 복사를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버크는 아마도 펜지아스와 윌슨이 피블스 교수가 찾고 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버크의 소개로 펜지아스와 윌슨은 피블스 교수와 함께 그 잡음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들은 바로 대폭발의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되는 우주 배경 복사를 관측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대폭발 이론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인 우주 배경 복사가 발견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