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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Dec 28. 2021

망각의 세계로

인간에게 있어 망각은 자신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가다 보면 많은 일을 겪게 되고 그러한 일들 중에 좋은 일도 있지만 좋지 않은 일도 있을 수밖에 없다. 


  좋았던 일이야 오래도록 기억해도 괜찮겠지만, 나에게 아픔을 주었거나 고통을 주었던 일, 너무 힘들어 버티지 못한 일들을 오래도록 기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나를 외면했던 사람들,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일들은 내가 원하지 않더라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되고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다 지나가 버린 일이고 지금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기억해 봤자 시간은 다시 돌아오거나 이미 일어났던 일들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나의 뇌리 속에 남아 가끔 나를 속상하게 만드는 경우가 흔히 있다. 어떤 날은 너무 속이 상해서 잠을 이루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명한 것은 그러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구 상에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거나 속상한 일이 없었던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다 아픔과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그 정도도 상대적이기에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어떤 사람은 정말 힘든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훌훌 털고 남아 있는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아팠던 일들을 그 오랜 세월 마음에 담아둔 채로 소중한 시간들을 지나간 과거에 얽매여 살아가기도 한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잊어버리고 남은 시간이나마 더 의미 있게 보내든가, 아니면 잊어버리지 않은 채 오래오래 그것을 끌어안고 살아가든가 하는 것은 오로지 본인에게 달렸을 뿐이다. 


  치유되지 않는 아픔과 상처라 할지라도 망각의 세계로 보내버리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내가 끌어안고 있었던 그 많은 고뇌를 저 망각의 세계로 다 보내버리고 나면 그날부터 나는 마음 편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나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깝기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노력해야 함이 옳다. 그것이 나를 위한 최선의 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잊어버리는 것도 연습을 하다 보면 마음속에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그 무거운 짐도 어는 순간 훌훌 벗어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 훌훌 털어버리고 나서 가볍고 자유롭게 지금 이 시간과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아 있는 시간을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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