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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Dec 29. 2021

죽음의 사신

 <죽음의 사신>    

 

                      고타마 붓다(증지 아함경)   

  

죽음의 사신이 언제 찾아올지

아무 생각도 없이 귀기울이지 않는 자는

누구나 남루한 육체에 머물러

오래도록 고통 속에서 살아가리라

그러나 모든 성자와 현자들은

죽음의 사신이 언제 찾아올지 알고 있기에

결코 무분별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고귀한 가르침에 귀기울인다

그들은 집착이 곧

생과 사의 모든 근원임을 알고

스스로 집착에서 벗어나

생과 사를 초월한다

이 모든 덧없는 구경거리로부터 벗어나

그들은 다만 평화롭고 행복하리라

죄와 두려움은 사라지고

그들은 마침내 모든 불행을 초월하리라.      


  삶과 죽음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의 삶이 더욱 의미 있을 수밖에 없다. 


  죽음의 사신은 우리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삶을 더욱 가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더욱 평안하고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올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연의 원리를 벗어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는 우주 공간에 하나도 없다. 우리는 그 원리를 따라가야만 하는 지극히 사소한 존재일 뿐이다. 


 나는 오로지 나라는 존재의 주인에 불과할 뿐 그 어떤 다른 존재의 주인이 결코 될 수 없다. 많은 것을 나의 뜻대로 하고자 함은 죽음의 사자를 외면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죽음의 사신은 내 주위에 항상 머무르고 있다. 단지 내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 인식이 삶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할 수 있으며 나를 위한 선물이 될 수도 있다.


  오늘 그리고 내일 평화롭고 행복한 나의 삶을 위해 나의 주위에 머물러 있는 그 죽음의 사신에게 아는 체를 하려 한다. 그리고 계속 내 주위에 머물러 주기를 부탁하려고 한다. 이제 나는 죽음의 사신과 가까워짐을 느낀다. 나의 삶이 의미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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