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사무엘 아그논은 1913년 독일에서 히브리 문학을 강의하였고 그 후 이스라엘로 돌아와 문필활동에 전념하였다. 그의 작품의 대부분은 유대인의 전통적인 종교 생활을 묘사하였으며 196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영원히>는 역사적인 대도시였던 굼리다타에 대한 연구하는 아딜 암제라는 학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암제는 굼리다타 시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무려 20여 년을 연구해 왔다. 그가 찾아 읽을 수 있는 모든 문헌을 조사하였으나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 도시가 어떻게 멸망되었는지 그 상황이 기록된 문헌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더 이상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출판인과 마지막으로 계약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나병 환자 촌에서 일하는 늙은 수녀의 방문을 받는다. 그의 집에서 필요 없는 책을 기부받고 싶었던 것이다. 계약을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서야 했지만, 그 수녀를 그냥 돌려보내기가 마음에 걸려 잠시 얘기하던 중 수녀가 일하고 있는 나병환자촌에 아주 오래된 양피지로 된 책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된다. 출판인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수녀와 함께 나병환자촌으로 가서 그 책을 살펴본다.
“그는 식별될 수 있는 문자와 마멸된 단어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마침내 여러 해 동안 그를 괴롭혔던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냈다. 즉, 굼리다타 시가 어떻게 정복되었으며 고트족의 첫 무리가 시의 어느 방향에서 침입했던가를 알아냈다. 수년 동안 암제의 두통거리였던 문제가 갑자기 풀리게 되었다.”
나병환자촌에 책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제가 20년 동안이나 찾아 헤매던 기록의 책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은 나병 환자들이 보았던 책이라 감염의 가능성이 있어 그 책을 가지고 나올 수는 없었다. 그는 만사를 제쳐 놓고 나병 환자 촌에 머무르며 그 책을 하나하나 조사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리에 앉아 그가 나타나서 세상에 알릴 때까지 어느 학자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들을 발견해 내었다. 학문의 대상은 많고 그 영역은 무한히 넓고 따라서 연구하고 발견하고 이해해야 할 것들이 무한했기 때문에 그는 자기의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지 않아 영원히, 영원히 거기에 앉아 있었다.”
임제는 마침내 나환자촌에서 발견한 양피지로 된 책에서 자신이 20년 동안 찾았던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를 해결한 임제는 오래도록 그 자리에 앉아 학문을 통한 삶의 기쁨을 만끽했다.
학문이란 무엇일까? 어렵고 해결되지 않은 그 문제를 찾기 위해 학자는 어떠한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일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시도하며 영원히 자신의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가는 것이 학문의 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