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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an 14. 2022

창문 밖으로 전해지는 음악


https://youtu.be/klbRQDenW9E


https://youtu.be/6sC-jHv3mlo




엉뚱한 시골 출신의 귀도는 도시로 올라와 호텔에서 일하다 우연히 도라를 만난다. 도라는 부자였고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았던 귀도, 도라가 약혼하는 날 귀도는 도라를 데리고 약혼식을 탈출하여 둘은 결혼하게 된다. 사랑은 그렇게 운명처럼 다가왔지만, 그들의 앞길에는 또 다른 운명이 놓여 있었다. 귀여운 아들인 조수아가 태어나 다섯 살쯤 되었을 때, 유대인이었던 귀도는 어느 날 갑자기 군인들에 의해 조수아와 함께 수용소로 끌려간다. 사라진 남편과 아들을 찾으러 도라는 스스로 수용소의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운명처럼 그들은 수용소에서 만나게 되지만 귀도와 조수아는 남자 수용소에, 도라는 여자 수용소에 수감되어 철조망 너머로밖에 서로의 존재를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귀도는 자신의 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그 모든 일이 일종의 게임이라고 말한다. 1,000점을 얻게 되면 끝나게 된다고 하면서 아들의 마음에 어두움이 드리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귀도는 어느 날 밤, 자신이 사랑하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도라에게 창문 밖으로 수용소의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려준다. 귀도가 결혼하기 전 오페라를 보던 중 멀리 떨어져 있던 도라만 바라보며 자신이 원하던 사랑이 운명이길 바라면서 들었던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뱃노래>였다. 


  창문 밖으로 들리는 그 노래에 잠자리에 들었던 도라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향해 다가간다. 귀도가 자신을 위하여 들려주는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는 도라, 하지만 그 음악은 이생에서 남편이 들려주는 마지막 음악이었다. 그들에게 사랑은 삶을 넘어선 예술처럼 영원한 것이었다. 


  다음날 귀도는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도 자신의 아들 조수아에게 자신이 게임상 얼마간 어디에 다녀와야 하니까 자신이 없는 동안 즐겁게 지금처럼 게임을 계속해서 점수를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귀도는 자신의 아들에게 어깨를 쫙 편 채로 씩씩한 모습만을 보여주며 처형장으로 향한다. 귀도는 그렇게 자신의 아내와 아들에게 희망을 선물로 주고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얼마 후 수용소에는 미군의 탱크가 들어오게 되고 도라와 조수아는 유대인 수용소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귀도는 비록 엉뚱하고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삶은 힘들지만 아름답고 사랑은 삶을 넘어선 예술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창문 밖으로 들리는 오펜바하의 음악은 귀도의 마음을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주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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