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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an 16. 2022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

https://youtu.be/eoRmbd3R-dQ


피에트로 마스카니는 1888년 밀라노의 음악 출판업자가 개최한 오페라 경연대회에 자신의 단막 오페라를 출품해서 우승하며 유명해진다. 이것이 바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이다.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하는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시골 기사라는 뜻이다. 시칠리아의 시골 청년이었던 투리두는 군을 제대하고 자신의 고향인 시칠리아로 돌아온다. 약혼녀였던 롤라가 알피오와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순진한 시골 처녀 산투차를 유혹한다. 롤라를 질투에 빠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롤라는 이에 다시 옛 애인이었던 투리두에게 접근하고 이를 알게 된 남편 알피오는 투리두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산투차와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리두는 알피오와의 결투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시골 기사의 복수는 그렇게 허망하게 죽음으로 끝나버렸다. 


  영화 <대부3>의 배경이 바로 시칠리아다. 주인공 마이클(알 파치노)는 커다란 성공을 거둔 후 자신의 사업을 합법화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자식들에게는 깨끗한 가업을 물려주고 싶었고, 자신이 걸었던 길을 걷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마이클의 아들인 앤서니는 성악을 전공하여 테너 가수가 된다. 그 후 시칠리아에 돌아와 오페라 하우스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주인공 투리두로 출연하게 된다. 마이클의 딸인 메리는 아버지의 뜻대로 아름다운 처녀로 자랐고 마이클은 자신의 딸을 끔찍이도 사랑한다. 


  앤서니의 오페라 공연이 진행되는 날, 마이클의 온 가족은 모두 오페라 하우스에 모여 공연을 관람한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 마이클의 조직과 파벌 싸움을 벌이던 상대 조직원이 마이클을 향해 총을 쏜다. 총알은 마이클뿐만 아니라 딸인 메리도 맞게 된다. 메리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마이클은 절규를 하며 오열한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이다. 


 오페라의 주인공 투리두나 마이클이나 똑같은 운명의 길을 걸었음을 암시한다. 마이클 가문은 그들의 사업을 위해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에 복수가 이어지고 그 복수에 또 다른 복수가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다. 결국 그 끝없는 복수에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아이가 아무런 죄도 없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전쟁은 또 다른 전쟁을 부를 뿐이다. 아무리 상대의 맥을 끊어놓는 복수라 할지라도 그 끝은 다른 복수로 돌아올 뿐이다. 그러한 것을 멈추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일까? 언제까지 그러한 복수는 반복이 되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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