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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Feb 13. 2022

사랑은 아픔만 남기고 (잉글리시 페이션트)

<잉글리시 페이션트 (English patient)>는 마이클 온다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황금 맨부커상을 수상하였는데, 황금 맨부커상은 지난 50년의 맨부커상 수상작 중에서 독자들에 의해 최고의 소설로 뽑힌 작품에 주어지는 상이다. 


  이 영화에는 여러 가지 사랑이 나온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랑은 완벽하지 않았고 모두 불행으로 끝난다. 영화에서 나오는 사랑은 마치 영화의 배경에 나오는 사막이나 바람에 날리는 모래와 같았다.


  이 영화는 배경은 제2차 대전 당시 아프리카 사막 한복판이다. 영화에서 지리학자로 나오는 알마시(랄프 파인즈)는 캐서린(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캐서린 또한 알마시를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결혼한 남편 제프리(콜린 퍼스)가 있었다. 캐서린과 제프린은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 같은 부부였다. 그들은 사이좋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부부였지만, 캐서린은 알마시 대한 감정으로 운명적인 사랑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알마시와 캐서린은 서로 열정적인 사랑을 할 수는 있지만, 더 이상의 관계로 진전될 수가 없었다. 캐서린에게 제프리는 너무나 자상하고 좋은 남편이었고,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내온 제프리를 캐서린을 버릴 수가 없었다. 


  캐서린을 온전하게 소유할 수 없음을 깨달은 알마시는 스스로 캐서린과 결별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제프리는 캐서린과 알마시의 관계를 알게 된다. 제프리는 알마시와 캐서린에 대한 분노로 그들에게 아픔을 주려고 하지만, 아프리카 사막에서 불의의 사고로 제프리는 죽게 되고, 캐서린은 중상을 입게 된다. 캐서린과 제프리의 친구와 같았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난다.


  알마시는 중상을 입은 캐서린을 구하기 위해 그녀를 사막의 동굴에 홀로 남겨둔 채, 며칠에 걸쳐 사막을 건너 영국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영국군은 알마시를 독일 스파이로 오인하여 체포하고 이송하게 된다. 알마시는 이송 도중 탈출을 하여 캐서린에게 돌아가지만, 시간이 이미 너무 지나버리고 말았고, 캐서린은 홀로 알마시를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뒤였다. 결국 불같은 캐서린과 알마시의 사랑도 그렇게 비극으로 종말을 고하게 된다. 죽은 캐서린의 시체를 가지고 돌아오던 중 알마시 또한 커다란 사고로 커다란 화상을 입게 되고 알마시는 사막 한복판에서 영국군 환자(English patient)로 분류되어 병원으로 이송된다. 


 알마시와 캐서린은 그들의 사랑이 윤리적이지 못하고 이루어지기 힘든 것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사랑의 힘이 너무나 크기에 그들은 알면서도 이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일까? 캐서린과 제프리, 그리고 알마시에게는 왜 이런 불행한 비극이 일어나게 되었던 걸까?


 중화상으로 얼굴의 형체마저 알아보기 힘든 알마시를 맡게 된 간호병 한나(줄리엣 비노쉬), 그녀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알마시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나는 자신의 환자인 알마시에 대해 애정을 느끼게 된다. 일종의 보호자로서의 느끼는 사랑이었다. 전쟁의 한 복판에서 한나는 알마시의 간호를 위해 일행과 헤어져 수도원에서 알마시를 간호하기로 결정한다. 둘이 수도원에서 지내던 도중, 폭탄 제거반이 수도원에 머물게 되고 대원 중에는 폭탄 제거 전문가 인도 출신의 킵(나빈 앤드류스)도 있었다. 수도원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한나와 킵은 서로에게서 순수한 사랑을 느끼게 되고, 시간이 지나며 둘은 연인의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알마시의 죽음은 서서히 다가오게 되고, 이를 스스로 느끼게 된 알마시는 한나에게 고통으로 벗어나 편안한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부탁을 한다. 알마시를 보살피며 그에게 애정을 느낀 한나, 죽음이라는 운명을 어찌할 수 없기에 한나는 눈물을 흘리며 과다한 모르핀을 주사하여 알마시에게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 준다. 


  한나와 킵의 순수했던 사랑도 이루어질 수 없었다. 킵의 절친했던 친구가 폭발 사고로 죽자, 킵은 절망에 이르고 군에서는 킵의 전출 명령이 떨어진다.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킵, 그를 떠나보내야만 하는 한나는 사랑의 아픔만 남긴 채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캐서린과 제프리의 친구 같은 사랑은 열정적인 사랑에 의해 끝이 나게 되었고, 캐서린과 알마시의 뜨거운 사랑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나의 알마시에 대한 보호자 같은 애정은 끝내 한나 스스로 알마시의 죽음으로 마무리되었고, 한나와 킵의 순수했던 사랑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오래가지 못했다. 


 사랑은 기쁨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슬픔도 있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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