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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Feb 16. 2022

천사와 악마

우주가 처음 시작할 때 대폭발로 인한 엄청난 에너지가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우주 탄생 후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 에너지는 물질과 반물질로 만들어지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에너지 질량 등가 원리가 이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즉, 에너지는 질량을 가진 물질로 전환될 수 있고, 물질 또한 에너지로 변할 수가 있다.


  대폭발 당시의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났다. 따라서 우주 초기 조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과 반물질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물질은 강력에 의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지만, 반물질은 불안정하여 언제 다시 에너지로 전환될지 알 수가 없다.


  유럽 입자가속기연구소는 우주 초기 상태를 실험적으로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반물질과 물질에 대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지구 상에 몇 안 되는 곳이다.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는 유럽 입자가속기연구소에서 우주 초기 상태를 구현한 후 만들어진 반물질을 가지고 폭파 장치를 만들어 로마 교황청을 상대로 이용하려는 내용의 영화이다. 원작은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이다.


  영화에서 유럽 입자가속기연구소에서는 우주 초기의 상태에서 반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성공시킨다. 하지만 그 반물질은 이를 악용하려는 자에 손에 의해 도난당한다.


  당시 로마 교황이 선종하게 되어 바티칸에서는 콘클라베를 열어 새로운 교황을 뽑을 준비를 한다. 사망한 교황의 궁무처장인 카를로 벤트레스카(이완 맥그리거)는 교황의 가장 신임 있는 사람으로서 주위의 선망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콘클라베가 열리기 전 새로운 교황의 유력한 휴보였던 네 명의 추기경이 동시에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바티칸에서는 이 사건은 ‘일루미나티’라는 집단이 관련된 것으로 알게 되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하버드대학의 종교 기호학 교수인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로마 교황청은 급하게 그를 부른다.


  랭던이 사건의 뒤를 쫓던 중 차례로 실종된 3명의 추기경이 한 시간을 간격으로 살해된다. 마지막 한 명의 추기경만 남긴 상태에서 반물질로 만들어진 폭탄이 발견되었고, 폭탄이 곧 터질 상황에서 시간이 없자 궁무처장은 스스로 그 폭탄을 헬리콥터에 싣고 하늘 위로 올라가서 폭파시키고, 자신은 낙하산을 타고 탈출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카를로는 커다란 중상을 입게 된다.


  평소에도 신망이 높고, 사망한 교황의 절대 신임을 받았던 카를로는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반물질로 만들어진 폭탄으로부터 수많은 사람들 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추기경들은 그를 새로운 교황으로 뽑자고 회의를 하게 된다.


 이즈음 마지막 추기경의 목숨을 간신히 건질 수 있도록 도와준 랭던은 모든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추기경들에게 전해주었고, 추기경단은 카를로를 콘클라베로 부른다. 자신이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는 줄 알고 콘클라베에 참석한 카를로, 하지만 그곳에는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만 기다리고 있었다.


  선임 교황은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카를로가 자신이 교황이 되기 위해 일부러 선임 교황을 독살한 것이었고, 선임 교황은 카를로의 친아버지였다. 반물질을 탈취한 것도 카를로였고, 폭파 위기에서 카를로가 살신성인으로 많은 사람을 구하며 중상을 입은 것도 카를로가 자신이 교황이 되기 위해 꾸민 자작극이었다.


  모든 사람이 천사라고 생각했던 카를로는 사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였던 것이다. 카를로는 결국 스스로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자살하고 만다.


  천사와 악마란 무엇일까? 우리 인간의 내면에는 천사라는 면과 악마라는 면이 항상 공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천사 같은 사람이 사실 어느 순간 악마가 될지도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악마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천사 같은 면이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천사 같은 사람이 시간이 지나며 악마같이 될 수도 있고, 악마 같은 사람도 시간이 흐르며 천사 같은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오늘 우리는 어떠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선의 길로 가는 사람도 있지만, 악의 길로 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점점 악마처럼 변해가는 사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천사 같아지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오늘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 나는 천사일까? 악마일까? 아니면, 천사로 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점점 악마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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