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친구야,
봄밤이 깊어가고 있어. 이제 자야 할 시간인데 아직 잠은 오지를 않네. 조용히 노래 하나를 듣고 있어. <바람의 노래>라는 곡이야.
바람이 부는 소리는 들을 수 있어도 바람이 노래하는 것은 아마 들을 수가 없을 거야. 그것을 알면서도 무슨 의미로 이 곡을 만들었을까?
세월은 흘러도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거야.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많고 나에게 결코 일어나지 않는 일들도 있을 거야. 바람의 노래를 아마 내가 죽는 날까지 기다린다고 해도 나는 듣지 못하겠지.
그러한 불가능한 것일지라도 마음속으로 꿈꾸고 바라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싶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진정으로 바라는 것, 닿을 수는 없지만 다가가고 싶은 곳, 돌이킬 수 없지만, 진심으로 돌이키고 싶은 것, 그러한 것들이 우리에게는 적어도 하나씩은 있을 거야.
바람이 나를 스쳐 지나가듯, 스쳐 지나간 나의 인연들,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듯, 새로 만나게 되는 인연들, 그러한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우리는 인생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는 거겠지.
나를 떠났던 사람들, 내가 떠난 사람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 어떠한 추억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남게 될지는 모르지만, 바람처럼 자유롭게 모든 인연과 만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꽃은 피고 또 지고, 단풍이 들고 나뭇잎은 떨어지고, 어느 날 조용히 빗소리를 듣게 되고, 하얀 눈이 내리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면서 우리는 삶이라는 것을 조금씩은 알게 되겠지.
많은 것들이 우리의 삶에 다가오고, 그것을 원하건 원하지 않건 우리는 그것들을 비켜 갈 수 없고, 그로 인해 나의 마음과 영혼에 기쁨과 행복, 아픔과 슬픔도 남아있게 되겠지.
어떤 것들이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거나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모든 것과 부딪치고 경험하며 느끼고 생각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패도 있고 좌절과 절망도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 좋은 날도 있고,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날도 있을 거야. 경험하지 않는 이상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을 테니까.
바람이 불어오면 불어오는 대로 온몸으로 다 맞을 생각이야. 따스한 봄바람이건, 비가 몰아치는 폭풍우건, 잎이 떨어지는 가을 바람이건, 함박눈 펑펑 쏟아지는 겨울 바람이건, 이제는 그 어떤 바람도 두려움 없이 모두 다 맞을 생각이야.
행복만을 바라거나, 좋은 일만 희망한다는 것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헛된 꿈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맞닥뜨리려고 해.
바람을 피할래야 피할 수 없듯이, 온몸으로 전부 그 바람을 맞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바람을 경험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런 날이 지나면 바람의 소리가 바람의 노래로 들리게 되는 것일까? 아마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진정 자유로운 영혼으로 삶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 슬슬 자야겠다. 이 바람의 노래라는 곡을 듣다가 잠이 들면 꿈속에서 바람의 노래가 정말 들릴지도 모르겠어.
<바람의 노래 >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