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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03. 2022

요양보호사 교육을 마치며

 240시간은 나에게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간호사나 그와 비슷한 경력이 나에겐 아예 없었기에 온전히 240시간을 다 채워야 요양보호사 교육이 수료 가능했다. 처음에는 물리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분야였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익숙해졌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부모님을 직접 도와드릴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중간에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많이 생겨 끝까지 교육을 수료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사실 240시간은 3학점짜리 5과목 정도를 듣는 시간에 해당한다. 온전히 대학 한 학기를 풀타임으로 다닌 것과 비슷하다. 


  교육을 받던 중간에 코로나에 걸려 일주일 동안 격리되기도 했고, 야간에는 교육으로 인해 3달 동안 친구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도 힘들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하루종일 교육원에서 지내야 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턱걸이로 교육과정을 수료해 마음이 홀가분하다. 다른 무엇보다 노인성 질환과 심리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몇 주 후에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치르게 된다. 교육원에서 수험표도 받아 보니 지나온 3달이 헛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어렵지는 않으나 교만하지 않고 준비를 잘해서 자격증을 취득할 생각이다.


  자격증이 나오면 센터에도 가입할 생각이다. 부모님을 직접 돌보아드릴 수도 있고, 주위의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무엇보다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으면서 부모님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고, 외롭지 않게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나 많은 것을 알수록 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이해하면 따뜻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이제 연세 드신 분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고, 그분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좀 더 따뜻해지는 느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겠으나, 무언가라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남아있는 시간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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