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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06. 2022

비워야 하기에

너무 많은 것이

있었나 보다  

    

빈자리가 없으니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     

 

마음도 비우고 

영혼도 비운다   

   

새로운 마음으로

세계를 볼 수 있도록      


영혼의 메아리가

울릴 수 있도록     


  빈자리가 없었다.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에 미움이 가득 차 있었다. 포용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집과 독선이 가득했다. 배려가 있어야 할 자리에 욕심만 차지하고 있었다. 너무 많은 것들로 가득해 마음은 무거워지고 머리는 혼돈만 있을 뿐이었다. 나의 영혼은 사막의 모래바람만 불고 있었다.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없었다. 오직 과거에 얽매인 채 기계처럼 예전의 삶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만 지나가고 세월은 여지없이 흘러가기만 했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렇게 안개 가득한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기만 했다. 가슴은 답답하고 고개를 들어도 하늘마저 보이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지고 거센 바람이 불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모든 것들은 그렇게 하나씩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 스스로 가득 차 있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하나씩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위해 다른 것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나의 눈에 보였고 무거웠던 마음은 가벼워졌다. 모래바람 날리던 나의 영혼의 메아리가 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비워야 한다는 것을 안다.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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