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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14. 2022

원 데이

엠마와 덱스터는 뻔히 사랑인 줄 알면서도 왜 서로 어긋났던 것일까? 그렇게 조금씩 어긋나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속이지도 못한 채, 결국 이제는 때가 되었나 싶었는데,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은 채 엠마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Whatever happens tomorrow, we’ve had today”

  영화 <원 데이(One day)>는 엠마(앤 헤서웨이)와 덱스터(짐 스터게스)의 아름답지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다. 


  엠마는 마음속에 오로지 덱스터가 있었지만, 그에게 주저하느라 더 다가가지 못한다. 아름답지만 이루지 못할 사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2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7월 15일에 매년 만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세월은 그들에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하고, 서로의 사랑이 닿을 듯하면서도 닿지 못한 채 조금씩 어긋나, 인연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갖게 된 덱스터, 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서슴지 않고 불륜을 해도 덱스터는 그리 연연해하지 않는다. 덱스터의 마음 깊은 곳에 엠마가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엠마 또한 그에게 다가오는 남자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같은 집에서 동거를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덱스터로 가득할 뿐이다. 


  마주해야 할 사랑을 하지 못했기에 그들의 삶은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답답하기도 하고, 그리움에 사무치기도 하고, 갑자기 서로에게 달려가고 싶기도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쉽게 서로에게 온전히 안겨지지 않았다. 


  엠마는 덱스터에게 향한 그녀의 마음을 감내해 내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힘든 마음에 지쳐버리고 만다. 


  “너를 좋아하는 게 너무나 힘들어.” 엠마는 덱스터에게 그렇게 소리쳐버리고 만다. 진실했던 덱스터를 향한 마음이 조금씩 무덤덤해지기 시작할 때, 이제는 덱스터가 엠마를 향한 마음에 사무치게 된다.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다시 어긋나는 것이었다. 


  많은 세월이 흘렀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였지만, 엠마의 덱스터를 향한 순수한 마음은 그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기에 이제 어긋났던 그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갈 것이라 희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들의 사랑을 시샘이라도 하듯, 엠마를 저 하늘나라로 떠나가게 만든다. 그들의 사랑이 이제는 어긋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지만,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왔던 그 어느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또한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이란 사실을 그들의 사랑으로부터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사랑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사랑할 수 있는 단 하루도 이제는 주어지지 않기에 그 하루(one day)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하루에 불과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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