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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29. 2022

비커밍 제인

  친구야,

  오늘은 주말이라 <비커밍 제인>이라는 영화를 보았어. 이 영화는 오만과 편견을 쓴 제인 오스틴이 어떻게 해서 그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그녀의 젊었을 때의 모습을 만든 영화야.


  조용하고 평화로운 영국의 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었던 제인(앤 헤서웨이), 그녀는 그저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며 책을 출판하는 것이 꿈인 소박한 여성이었어. 어느 날 이 동네에 젊은 변호사인 톰 르프로이(제임스 맥어보이)가 찾아와. 첫 만남에서 톰은 제인이 쓴 글을 그녀가 낭독하는 것을 듣고는 냉소적인 비판을 하지. 자존심이 강했던 제인은 톰에 대해 반감을 갖지만, 같은 동네에서 만남이 이어지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며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지.


  그 동네에는 또 다른 남자인 위즐리라는 부유한 귀족 청년이 있었고 그는 제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가 그녀에게 청혼을 하게 돼. 제인은 그가 돈이 많아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것은 알지만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없어서 청혼을 단호하게 거절해.


  제인과 르프로이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는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제인은 르프로이의 집안이 가난할 뿐만 아니라 그가 부양해야 할 가족이 너무나 많아 평생을 가족 뒷바라지만 하다가 세월이 다 흘러갈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그녀는 르프로이를 떠나게 돼.


  애정은 없지만 부유해서 미래에 대한 아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위즐리, 사랑은 하지만 돈이 너무 없고 미래가 보장되지도 않으며 많은 가족을 부양하다가 지쳐 사랑마저 다 잃어버릴 것 같은 르프로이, 제인은 두 명의 남자 중에 어떤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결국 제인이 르프로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동네에 알려지게 되면서 위즐리와의 결혼도 할 수 없게 되고, 르프로이와의 미래의 삶에 대한 확신을 잃게 돼서 제인은 그 누구하고도 결혼을 하지 못하게 돼.


  결국 제인은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집에 파묻혀 글을 쓰기만 하고 시간이 지나 그녀가 완성한 소설이 바로 <오만과 편견>이야. 그녀는 작가로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기는 하지만, 평생을 혼자 살아가는 길을 선택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제인이 르프로이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부양해야 할 가족이 많다고 하더라도 조금 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어떨까 싶었어. 물론 여성의 입장에서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겠지만. 영화에서 르프로이는 제인을 잃고 다른 여성과 결혼한 후 나중에 대법관이라는 직위에 오르게 되지. 


  사랑은 끝까지 믿는 것이 아닐까 싶어.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성격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믿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우선하여 살아가다 보면 그 어떤 사랑도 끝까지 가기는 힘들 거야. 이런 이유로 또는 저런 이유로 상대방에 대해 믿음 없이 지금 닥친 일들이나 현실만을 생각한다면 사랑이라는 것은 한낱 순간적 감정에 불과하고 말 거야.


  사랑은 단순히 감정만이 아닌 상대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노력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믿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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