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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31. 2022

그렇게 행복해지고 싶었거늘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은 행복해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던 적이 그리 많았던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너무 많이 바랐기 때문일까요?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일까요?


  어떠한 것을 이루고 나면 행복하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무리하기도 했었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바라는 것이 클수록 나로부터 그것들이 멀어져 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이 행복하기를 너무 원했기에 행복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 듯합니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순간적인 기분 좋음, 순간적인 만족함은 더 많은 행복을 추구하게 될 뿐, 오히려 지금 누려야 할 행복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는 애써서 행복을 찾지도 않고, 행복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습니다.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목표도 세우지 않습니다. 


  이제 그냥 지금 행복하렵니다. 행복을 바라고 기도하기보다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려고 합니다. 더 많은 것을 바라고 노력하다가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순간마저 잃어버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잃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커다란 행복을 추구하고 기원하는 바람에 행복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행복에 대한 바람을 버리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그동안 그렇게 바랐던 행복이 나에게 오지 않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행복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엄청난 것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 순간은 지나가 버릴 뿐 영원하지도 않고 반복되지도 않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행복이라는 느낌 없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요즘엔 사소한 것에도 만족을 하곤 합니다. 예전에는 이루어지기 힘든 것만 꿈꾸느라 조그만 것에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습니다.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버리니 이제 조금씩 행복이라는 것이 찾아오는가 봅니다. 


  그렇게 행복하기를 원했던 저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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