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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n 19. 2022

여분 차원이란 무엇인가


  현대 물리학에서 주장하고 있는 여분 차원이란 무엇일까? 사실 공간의 콤팩트화는 3차원을 넘어서는 차원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곳에 숨기는 방법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이로 인해 자연계의 최소 단위인 소립자의 움직임이나 성질을 이해하려는 초끈 이론에서 공간의 콤팩트화를 이용한다. 


  초끈 이론에서는 소립자를 진동하는 작은 끈으로 생각한다. 소립자에는 물질의 형태를 구성하는 것과 힘을 전달하는 것이 있다. 이 이론에서 여러 가지 물체에 보이는 소립자의 형태는 모두 미세한 끈이며, 끈이 진동하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립자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미 발견되어 있는 소립자와 끈의 진동 방법을 잘 대응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소립자를 3차원 공간에서의 끈의 진동만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차원이란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이기에 초끈 이론에서는 공간을 9차원이라고 생각하면 여러 가지 끈의 진동 상태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 세계와 들어맞을 가능성이 있다. 


  초끈 이론에서는 9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을 합친 10차원 시공간을 생각한다. 차원이 많으면 그만큼 더 많은 진동 상태를 생각할 수 있고, 현실 세계와 정합성을 택할 수 있으며, 수학적으로 모순되지 않는 이론을 만들 수가 있다. 즉, 소립자는 끈으로 되어 있다는 생각을 전개시켜 나가면 세계는 9차원 공간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이다.


  초끈 이론에서는 구 종류의 끈을 생각한다. ‘닫힌 끈’과 ‘열린 끈’이다. 닫힌 끈이란 끈의 양 끝을 이어 고리 모양의 고무줄 같은 상태를 말하며, 열린 끈이란 양 끝이 이어지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초끈 이론에서 열린 끈은 ‘브레인(brane)’이라는 막처럼 펼쳐진 영역에 붙어서 이리저리 움직인다고 하며, 닫힌 끈은 브레인에 붙는 끝이 없기 때문에 브레인에서 떨어져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초끈 이론에서는 중력을 전달하는 소립자인 중력자를 고리처럼 닫힌 끈으로 나타낸다.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나 전자기력을 전달하는 소립자 등 기타 소립자는 열린 끈으로 나타낸다. 브레인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3차원 공간을 말한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물체나 전자기력 등의 힘(열린 끈)은 3차원 공간의 세계(브레인) 속에서만 움직일 수 있고, 중력(닫힌 끈)은 3차원 공간에 구속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의 공간으로 움직일 수 있다. 


  여분 차원의 크기는 얼마 정도나 될까? 어떤 물리학자는 여분 차원은 둥글게 말려서 미세한 끈과 같을 정도로 플랑크 상수 정도로 작다고 주장하기도 하기도 하고, 어떤 물리학자는 여분 차원의 크기가 1mm 정도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1999년 리사 랜들과 라만 순드룸은 여분 차원을 이용해 중력이 약한 것을 설명하려는 이론을 발표했다. 이를 ‘RS 모델’이라고 부른다. RS 이론은 3차원 공간과는 다른 공간이 있으며 그들 두 공간을 크게 휘어진 여분 차원이 연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세계와는 다른 브레인에서는 중력이 매우 강하다. 그 강한 중력이 여분 차원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질 때 희박해짐으로 인해 약해진다는 것이다. 여분 차원이 우리 세계에서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되는지는 휘어지는 방식에 달려 있다고 한다. 휘어지는 것이 심할수록 여분 차원은 작아진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진정 어느 정도의 여분 차원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그러한 여분 차원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우리는 시공간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 현대 물리학이 탐구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연구는 어쩌면 인간의 한계를 점점 더 넓히기 위한 도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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