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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n 19. 2022

시절 인연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지만, 왠지 마음의 공허함을 가지고 있는 쟈쟈(탕 웨이)에게도 진정한 인연이 나타날 수 있을까? 영화 <시절 인연>은 소중한 인연은 때가 되어야 나타난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는 영화다.


  사실 쟈쟈는 유부남 종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 중국에서는 정책상 부적절한 경우 출산을 할 수 없기에 쟈쟈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미국으로 원정 출산을 하러 온다. 하지만 그녀의 애인인 종은 쟈쟈에게 크리스마스에 오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오직 돈으로만 그녀의 마음을 사려고 한다.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지만, 마음의 공허함을 채울 수 없는 그녀 옆에는 프랭크(오수파)가 있었다.


  결코 쟈쟈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랭크였다. 쟈쟈의 운전기사로 때로는 비서로 쟈쟈의 미국 생활을 도와주는 조용하고 촌스러운 남자였기에 쟈쟈는 전혀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프랭크는 아내에게 버림을 받아 이혼을 당하고 아이의 양육권마저 빼앗긴 멋없는 남자였다. 비록 중국에서 직업이 의사였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중국 의사 면허로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없기에 할 수 없이 임신한 여인들을 도와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하는 쟈쟈와는 달리 프랭크는 따스한 사랑 하나면 충분한 남자였다. 


  쟈쟈는 처음에 프랭크를 그저 운전기사로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를 알면 알수록 프랭크가 진정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프랭크 또한 쟈쟈가 천방지축 자기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여자인 줄만 알았지만, 그녀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은 흘러 쟈쟈는 종의 아이를 낳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프랭크는 아이의 양육을 할 수 있게 되어 그들은 헤어진 채 중국과 미국에서 살아가게 된다. 중국에 돌아온 쟈쟈는 호화스러운 큰 집에서 부족할 것 없이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지만, 아이의 아빠인 종은 사업으로 인해 쟈쟈를 잘 만나지도 못한다.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마음의 허전함과 따스한 사랑이 그리운 쟈쟈는 자신의 마음이 닿는 대로 다시 아이를 데리고 뉴욕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곳에서 쟈쟈는 우연히 다시 프랭크와 그의 아이를 만나게 되고 쟈쟈와 프랭크는 서로가 진정한 인연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모든 것을 갖고 싶었던 쟈쟈, 한 사람만 필요했던 남자의 시절 인연은 그렇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인연이란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 것일까?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시간이 되면 비가 오듯이, 사람의 인연도 그렇게 때가 되어 만나는 인연이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위적으로 인연을 만들려 하는 것도, 자신의 힘으로 인연을 끊으려는 것도 시절 인연이 아니기에 마음의 짐만 될지도 모른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따스한 마음의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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