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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n 25. 2022

불구부정(不垢不淨)

 누구한테는 더러울지 모르지만, 누구한테는 더럽지 않다. 누구한테는 깨끗할지 모르지만, 누구한테는 깨끗하지 않다. 어떤 이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다른 이한테는 나쁠지 모른다. 어떤 사람에게는 옳을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옳지 않을지 모른다. 


  더럽고 깨끗한 기준, 좋고 나쁨의 기준, 옳고 옳지 않음의 기준은 없다. 단지 보는 사람의 관점일 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기준이라고 할 때 분별이 생길 뿐이다. 그것이 고통과 괴로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 기준을 누가 만들었을까? 결국 본인 자신이 그러한 기준을 만들어 그 기준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속박하는 기준에 의해 세상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세상에 깨끗한 것은 없고, 더러운 것도 없다. 옳은 것도 없고 옳지 않은 것도 없다.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다. 오직 자신의 마음이 그러한 것들을 만들었을 뿐이다. 


  기준이 사라질 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부족한 사람일지 모르지만, 나라는 인식의 기준을 없앨 때 그는 부족한 사람이 아닌 그 사람 자체의 존재로 남는다.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때 마음의 고통과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열어 두었을 때, 불구부정의 마음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분별과 판단은 자기 자신을 더 작은 세계로 몰아가는 양치기 목동 소년과 다름없다. 스스로 더 넓은 세계를 포기하는 것과 같을 뿐이다. 나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배척한다면, 그는 자신의 경계 밖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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