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을 수 없다는 곳이
있다는 것은
아픔 그 자체인지도 모릅니다
바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존재는 그렇게
아픔으로
체념으로
채워져 가는가 봅니다
어쩌면 그러한 것들이
나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지는 모르나
깊어가는 이 밤에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창밖의 별빛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가고자 해도 갈 수 없는 곳, 닿고자 해도 닿을 수 없는 곳, 아무리 애써도 이를 수 없는 곳,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점점 많은 한계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바라는 것이 없다는 것,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다는 것, 삶의 굴곡은 그 많은 욕심을 모두 앗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지만, 이제는 이런 단계도 지나 모든 것이 담담해질 뿐이다.
아픔이 이제는 체념으로 변하고 비록 그 체념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그런 체념으로 존재가 채워져 가고만 있다.
오늘도 여지없이 이 밤은 깊어가지만,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어디를 헤매고 있는지, 꿈속에서 또 다른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나옴에 닿을 수 없는 그 별을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