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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n 28. 2022

아비는 왜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했을까?

https://youtu.be/SIRM4HuxAho


 “세상엔 발이 없는 새가 존재하는데 그 새는 평생을 날아다닌다고 한다. 평생을 쉬지 못하고 목적지도 없이 날아다니는데 그 새가 쉴 수 있는 건 딱 한 번뿐이다. 그 새가 땅에 내려앉아 딱 한 번 쉴 수 있는 건 바로 죽을 때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사랑을 하지만 그 사랑과 이별도 한다. 또한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그러한 그리움과 아픔의 끝없는 연속인지도 모른다. 마치 발 없는 새가 내려앉을 수 없기에 계속해서 날아다니는 것처럼.


  영화 <아비정전>에서는 사랑의 결실이 없다. 그저 살아가다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어떤 이유로 헤어지고, 그 사람을 못 잊어 그리워하고 그렇게 세월이 흐를 뿐이다.


  사랑이 변해서 그런 것일까? 사람이 변하는 것일까? 아니면 운명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영원하지 못한 사랑 속에서 그들은 방황하는 존재였을 뿐이다. 어느 한 곳에, 어느 한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아비(장국영)였기에 그의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던 것일까? 그 아픔으로 인해 아비는 누군가를 만나도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는데 또 다른 사랑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마저 자기를 버렸는데 그 누구도 진정으로 자신을 책임질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비를 사랑했던 수리진(장만옥)과 루루(유가령)는 아비와 헤어지고 나서도 그를 그리워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거기까지였다. 아비라는 새는 발이 없기에 계속해서 날아가야 했고, 그들은 그 새를 쫓아갈 수 없었다.


  결국 아비는 죽고 나서야 어느 한 곳에 머무를 수 있었다. 어머니의 사랑도 받아보지 못한 채, 어떤 여인과도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그에게 있어서 사랑은 끝없는 방황일 뿐이었다. 쉼이 없는 방황은 그를 지치게 만들 수밖에 없었고 결국 어느 한 곳에서 삶은 끝날 운명이었다. 아비에게 있어 목적지도 없는, 정착할 곳도 없는 방황의 끝은 결국 죽음이었다. 실제 장국영 또한 홍콩의 어느 호텔 24층에서 투신해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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