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by 지나온 시간들

예전엔 무엇이든 노력만 한다면 웬만한 것들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오직 꿈과 노력만 믿었던 순진했던 때였으니까요.


세월이 흘러가면서, 많은 일을 겪으면서,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절실히 느낍니다. 그 느낌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도 사실이고, 속상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 버렸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으니 그동안의 세월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


이제는 그 무엇을 시도하기 전에 그 시도하려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인지, 어느 정도 노력해서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인지, 그것부터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어느 정도 노력해서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아예 시도하지 않으려 합니다. 왜냐하면 제게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더 의미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고, 그 의미 있는 일부터, 이루어 낼 수 있는 일부터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은 일단 시작하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그러한 일들이 예전처럼 무리하게 노력해서 얻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 많은 시간을 희생해 가면서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소설 중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성 프란시스코>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카잔차키스의 책은 항상 읽고 나면 마음속에 와닿았던 것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성 프란시스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원래부터 성 프란시스코를 좋아했지만, 그 책을 읽은 이후로 그를 아예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성 프란시스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 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성 프란시스코의 이 기도가 이제는 진정으로 제 마음에 와닿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가 왜 이런 기도를 했는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와 같은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를 따라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저에게 주어지기를 깊은 마음으로 희망합니다. 또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는 초월하며, 내가 할 수 없는 일에는 연연하지 않고 과감하게 체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나의 나 됨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인함이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지 않음으로 인함이라 생각합니다. 나의 행위와 그 행위로 인한 나의 일들이 나 자신을 만들어 갈 수밖에 없기에 그런 지혜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매일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제는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을 해도 되지 않는 일들에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합니다. 그것을 하지 못하더라도 저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으며, 마음 아프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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